종교사를 보면 권력에 빌붙어 교세 확장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신흥종교 역시 더 노골적으로 정치 권력에 편승해 광기도 서슴지 않았다. 바로 우리 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특정 종교집단의 막무가내식 정치투쟁 집회와 방역 당국의 준수 지침을 무시하는 종교 집회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지금 전 세계는 올해 초부터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 2천200만 명을 넘어서고 있고 최근 일주일새 200만 명이나 폭증하고 있다. 코로나 19 확진자가 첫 발생 이후 230여 일 만이다. 지난 6월 27일 1천만 명을 넘은 지 50여 일 만에 2천200만 명대로 폭증의 주기가 가파르게 빨라지고 있다. 같은 기간 코로나 19 사망자는 77만6천623명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는 대구발 신천지 교회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 이후 방역 당국의 사투에 가까운 신속한 검사, 격리, 차단 등의 방역 조치로 통제범위 속에 한동안 시름을 놓는 듯했지만, 이번에는 서울 사랑제일교회 발 신규 확진자 여파로 하루 200여 명대로 폭발하고 있다. 지난 닷새사이 1천여 명으로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어느 곳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변질하고 있다. 수도권 교회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코로나 19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교회에서 시작된 감염이 어린이집, 전화상담실 등에 이어 병원과 경기도 군부대, 서울 시내 경찰서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전방위 확산 양상을 보인다. 우려했던 제2차 대유행이 이번엔 수도권 교회로부터 비롯되고 있다. 서울 성북구의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와 경기 용인 우리제일교회, 등록 교인 수 56만 명으로 세계 최대의 단일 개신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도 10명이 확진된 것으로 밝혀져 이들 교회 신도들에 의한 n 차 감염이 지난 5일간 확진자 숫자로 증명하고 있다.

대중교통인 버스, 지하철, 택시 등 승차 시에 방역 당국이 제시한 마스크 착용은 밀폐된 공공시설 어디에도 예외는 아니지만, 보도에 따르면 이들 교회에서는 여러 날 교회에서 함께 숙식했다. 이들이 가족에게 전파하고 직장에 퍼트리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수도권 교회들은 확진자가 하루에 수백명대로 늘어나고 있는데도 방역 당국에 적극적인 협조는커녕 코로나 19를 조롱하는 듯한 어처구니없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특히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는 자가격리 대상으로 통보받았으나 지난 15일 오후 광화문에서 열린 보수단체의 정치집회에 참석해 오늘(15일) 저를 이 자리에 못 나오게 하려고 바이러스 균을 우리 교회에 붙어버렸다는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 방역 당국이 요구한 조사대상 명단을 누락·은폐해 제출하는 등 역학조사에 비협조적으로 대응하면서도 정치 선동에 앞장서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전 목사는 서울 광화문 집회에서 특정 정당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구속 56일만인 지난 4월 20일 풀려났지만 지난 11일 보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우한(코로나 19) 바이러스 때문에 집회 금지령을 내린다고 국민이 모이지 않겠느냐며 교회를 팔아서도 집회를 하는데 그날(8월 15일) 나와주기만 하면 된다거나 1천만 명 가까이 나올 거 같다는 등의 선동도 서슴지 않았다. 확진자가 본인 교회에서 발생했는데도 정치집회에 신도들 참석을 독려한 것은 성직자가 신도들에게 죽음을 강요한 그것으로밖에 달리 이해가 안 된다.

수도권 교회 발 2차 대유행 조짐은 벌써 경제계, 학계 등에 발등의 불이 떨어지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톡 등 국내 IT 기업들은 즉시 재택근무로 전환했고 당장 개학을 앞둔 학교 역시 정상적인 수업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회들이 자발적인 교인들의 명단을 협조하지 않은 한 방역 당국이 감염자 추적이 힘든 상황에서 어느 곳도 안심할 수 없다. 이대로 통제가 안 되면 2차 대유행은 불 보듯 뻔한 상황으로 그 피해는 국민 몫이다. 교회도 국민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다. 국민에게 피해를 전가하면 교회도 존재할 수 없다.

정치 편향적인 일부 교회들이 벌이고 있는 교회의 정치투쟁은 코로나 19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 그리고 집단 집회 말고도 비대면으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IT 강국이라는 점도 참고하기 바란다. 수해로 국토가 만신창이 상황에서 수해복구에 힘들어하는 수해현장으로 찾아가서 힘을 보내도 시원찮을 판에 정권투쟁에 앞장서자고 나서는 교회에 우리는 동의할 수 없다. 또 교인들에게 코로나 19를 확산시키는 것도 주저하지 않은 교회는 그들이 과언 종교인이 맞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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