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한중 수교 28년이라는 정치적 상징성을 앞두고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21~22일 방한한다. 중국 외교 최고 고위관계자의 방문이라는 점에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 양 정치국원은 부산에서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회담한다. 양 정치국원은 지난 2018년 7월 극비리 방한 때도 중국 총영사관이 있는 부산에서 당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을 만난 바 있다. 이후 2년여만에 다시 신임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회동한다는 점에서 이후 전개될 양국의 외교적 현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고위 인사의 한국행은 지난해 한중 양국이 합의한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위한 조율을 구체화할 가능성 때문에 그렇다.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시나리오중 북미 비핵화 협상과 남북 대화 교착 상황에서 중국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진핑 주석의 방한 여부는 특히 관심이 쏠리고 있는 대목이다.

그간 한중은 한국 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촉발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으로 냉각기류가 흐른데다 코로나 19로 인해 양국간 교류가 거의 단절되다시피 한 상황에서 양 정치국원의 방한은 환영할만한 충분한 보따리를 가지고 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방한 목적이 코로나19 대응 협력, 고위급 교류 등 양자 관계, 한반도 및 국제 정세에 대해 의견을 나누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합의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 4개월여 남은 시점에서 방한 일정을 조율할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중은 미중 갈등, 남북문제를 함께 풀어가야할 동반자적 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양국 정상간 만남은 그만큼 촉박한 것도 사실이다. 미국과 중국간 갈등은 재선을 앞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등 우방국가들에게 중국 압박에 동참하도록 요구하는 선까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한국정부와 LG 등 한국기업에 대해 5세대 이동통신장비 세계적인 기업인 중국 화웨이를 배제시키도록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한편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을 통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 해제 등 중국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미국의 한반도 전략이다.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마냥 강 건너 불구경할 상황이 아니라는 현실적 사안이라는 점에서 이번 방한은 양국이 풀어야할 묶은 과제도 놓여있다.

코로나 19라는 보이지 않는 봉쇄국면속에 시 주석 방한은 한중 현안을 함께 고민하고 풀어야할 동반자적 관계로 복원할 적기라는 점에서 양 정치국원의 방한을 반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가 정치와 군사적 동맹관계인 미국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반면에 중국과의 경제적 동반자 관계에서도 자유로울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우리 외교는 늘 경계선을 넘나들어 왔다. 때문에 그 경계선의 폭을 넓히는 확장적 외교를 통해 미중 양국으로부터 한국의 입장을 확보하는 것이 늘 외교의 현안이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집권시 미중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우리 입장도 적지 않은 어려운 국면에 처지 놓여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양 국원의 방한은 동병상련의 입장을 푸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중국은 북미, 남북의 사이에서 긴장을 푸는데 때론 우군으로 때로는 긴장의 끈을 조이는 역할을 해왔다. 양 정치국원 방한이후 시 주석의 방한 가능성은 그래서 무게감을 더한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도 양 정치국원 방한을 앞두고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예방, 남북관계 발전에 중국의 협력을 다짐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싱하이밍 대사는 중국은 한국과 한반도의 산과 물이 닿아 있고, 마음도 같이 있다면서 한반도의 대화·평화·비핵화, 나아가서 번영과 발전, 최종적으로 평화 통일에 우리는 확고부동하게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금 유감스러운 것은 지난해부터 한반도 정세가 조금 경색됐기 때문에 해당하는 나라들은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관심을 끈 바 있다.

양 정치국원 방한과 싱 대사의 부임이후 적극적인 행보라는 점에서 방한의 결과가 성과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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