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1조 증권사들…현대차증권 두각

▲ 현대차증권 최근 4개년 상반기 영업이익 추이(제공=현대차증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코로나19가 휘몰아친 상반기 대형증권사들이 수익 변동성이 커지며 순위다툼이 치열한 가운데 자기자본 1조 내외의 중형사들이 대형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이들 증권사는 대형사보다 안정적인 수익 시현으로 대형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보고된 2분기 잠정 실적발표 결과 중형사들의 선전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자기자본 2조 이상의 대형사 10곳과 자본 규모에 차이가 있지만 매년 지속적인 이익을 쌓아가며 대형사들의 아성에 도전하는 증권사들이다.

업계에선 대형사 이외의 증권사를 중소형사라고 칭하지만 약 60개에 달하는 증권사 중 10위권을 기록하며 의미있는 실적을 내는 증권사들을 중소형사로 통칭하기엔 무리가 있다.

대표적인 곳이 교보증권, 유안타증권, 하이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이다. 이들 증권사 역시 1분기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일시 주춤하는 듯 했으나 거래대금 확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과 훼손된 트레이딩 부문 이익 회복, 차별화된 중형사만의 IB실적 등이 더해져 2분기 빛나는 성과를 보였다.

교보증권은 국내1호 증권사답게 오랜 시장의 부침을 이겨낸 내공을 과시했다.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 543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362억원 대비 50% 늘어난 실적을 발표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433억원으로 전년 대비 52.7% 증가했다. 전분기 트레이딩에서 냈던 손실을 두배로 벌며 위기관리에 성공했다. 특히 특화된 IB사업부문은 오랜 경쟁력을 바탕으로 WM부문과 실적을 공동 견인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공동대표 체제에서 궈밍쩡 대표 단독체제로 변신한 유안타증권은 아시아지역 글로벌 사업에 역점을 두며 안정적인 수익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이익 225억, 순이익 174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결과를 보였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늘어난 수치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WM부문에 전통이 있는 회사로서 역시 거래량 증가의 수혜를 입어 수탁수수료가 전분기 대비 40% 가까이 늘었지만, 그 밖에도 IB와 글로벌 사업에서도 의미있는 변화를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도 2분기 영업이익 4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난 성적표를 제시했다. 순이익도 3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9% 늘었다. 1분기 발표된 적자를 만회하며 제자리로 돌아와 다시 하반기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DGB금융지주 소속인 하이투자증권은 2분기 순이익 350억원으로 전분기 131억원 대비 167% 성장이라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거래대금 확대 수혜 이외에도 모기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WM부문을 지속 강화해온 결과다. 특히 PF부문 경쟁력을 필두로 IB부문이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효자 노릇을 했다.

중형사 중 상반기 실적이 가장 눈에 띄는 회사는 현대차증권이다.

1분기 선방했던 실적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이익 409억원, 순이익 286억원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74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6.5%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전년 동기 IB부문에서 매각을 통한 이익실현으로 1회성 수익이 대거 반영됐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그보다 성장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특히 이 회사는 대형사들이 IB중심으로 편중된 성장을 기록해온 가운데도 채권과 리테일에 지속 투자해온 점이 빛을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실적에도 채권운용에서 전년 동기 대비 200% 순익이 늘어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로 위기를 넘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증권이 연이어 그룹 CFO출신들이 대표를 맡으면서 물샐 틈 없는 관리능력을 과시하고 있다”며, “대형사로의 진입을 시도하는 중형사들이 많아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위기관리 능력 여하에 따라 대형사의 기준도 새롭게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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