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증시…주말 확진세 여부 분수령될 듯

▲ 21일, 전 거래일 폭락에 대한 반발 매수로 일시 회복한 주가지수(제공=한국거래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지난 11일 2020 OECD 한국경제보고서 발간시 흘러나온 코로나 위기 극복에 대한 찬사가 무색하게, 기다렸다는 듯이 급증하는 확진자수에 증시가 춤을 추고 있다. 상대적으로 선방했던 2분기 호실적의 여운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다시 코로나 장세가 연출될 조짐을 보인다.

지난 14일까지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 공시가 마무리되면서 상대적인 실적 선방과 코로나19 확진자수 감소가 시너지를 내며 하반기 전망을 밝게 했지만, 불과 일주일여 사이에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21일 증시는 코스피가 전 거래일 보다 30.37포인트(1.34%) 상승한 2304.59를 기록, 다시 2300선을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코스닥도 4.87포인트(0.62%)올라 800선을 다시 목전에 두게 됐다. 전일 하락폭이 컸던 것에 대한 반발매수와 미국 실업지표가 악화된 가운데도 애플 등 대형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며 1.06% 상승을 기록하는 등 주요 지수가 모두 강보합으로 마감한 영향도 반영됐다.

전일 장 종료 후 터져나온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 부분이양에 대한 국정원의 발표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대두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다행히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1968억원 순매수에 나서 각각 1355억원과 335억원을 순매도한 개인과 기관의 매물을 받아내며 시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코로나 확진자수 추이와 코스피의 흐름을 대조해보면 안심을 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13일까지 코스피가 2437까지 급상승한 이후 코스피지수는 14일(2407.49)->18일(2348.24)->19일(2360.54)->20일(2274.22)->21일(2304.59)를 기록했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이 발표한 14일부터 21일까지의 신규 확진자수 추이는 103명→166명→279명→197명→246명→297명→288명->324명이다. 주가지수 하락폭이 유난히 컸던 18일과 20일 다음날 각각 소폭의 반등이 있었지만 반등폭은 각각 전 거래일 폭락 규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향후 시장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한 증권사 WM본부장은 “대형 조정구간에 진입할 때 연일 급락을 이어가지 않고 대폭 하락과 소폭 상승을 이어가며 하방으로 향할 경우 일반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빠져나갈 기회를 주지 않았다”며, “이번 조정은 지수 고점논란이 나오는 시점에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외부적 요인이 적시에 나타나 경제학적 측면의 분석 보다는 코로나19가 시장의 키를 쥐게 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21일 현재 정부가 채택하고 있는 방역 수준은 소위 ‘거리두기2단계’다. 신규 확진자수가 2주간 1일 50~100명 미만이고, 관리중인 집단감영 발생건수가 지속 증가할 때 적용하는 단계다. 하지만 지난 일주일여 기간동안 이미 100명 초반에서 300명때까지 늘어난 상황이라 다시 확진자수가 줄어들지 않는 한 2단계 유지는 커녕 3단계로 넘어가야 하는 상황이 된다.

‘거리두기3단계’는 2주 평균 일일 확진자 수 100~200명 이상이고, 동시에 일일 확진자 수가 2배로 증가하는 상황이 1주일동안 2회 이상 발생할 때 적용하는 단계다. 방역이 선제적인 대처가 중요한 만큼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선 선제적으로 3단계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과도할 정도로 예방하는 게 효과적인데 지금 방역은 항상 사후조치"라면서 "지금은 최대한 빨리 50명 미만으로 확진자 줄여야 하는 단계"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추진중인 4대 의료정책을 두고 의협은 정부와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정부의 양보가 없는 한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대치중이다. 4대 의료정책이란 의대 정원 확대, 한방 첩약 급여화, 공공의대 설립, 비대면 진료 도입 등이다.

그간 정부의 정책, 국민들의 참여와 함께 선진 방역의 한 축이었던 의료진들의 집단 행동이 나오면서 자칫 집단 이기주의로 비춰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그동안 장기간의 희생을 이어온 의료진들에 대한 비난만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해결책으로 4대 의료정책 모두 고수하기 보다는 일부 양보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21일 증시에선 전일까지 7거래일 연속 매도세가 이어지던 SK하이닉스가 3.76% 반등하며 시가총액 2위 자리를 탈환한 것 이외에, 주요 코로나19 관련 수혜주가 폭등하는 장세를 연출했다. 다만 수혜주도 일일 변동폭이 점차 확돼되고 거래량이 폭발해 투자에 대한 유의가 요구되고 있다.

한 증권사 마케팅 담당 상무는 “불과 며칠 전 까지도 시장 과열에 따른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 여부가 화두였지만, 이젠 아무도 연장을 의심하지 않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며 “개인들이 빚을 내서 투자에 나서는 위험성에 대한 지적도 자칫 시장 급락에 대한 책임론이 나올까 무서워 쉬쉬하는 분위기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0일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러한 여론을 의식해, “아직 부처 간 조율이 안 됐지만, 지금 여러 경제상황을 봐서는 공매도 금지 조치를 조금 연장하는게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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