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한중간 국교 수립 이후 한중 교류는 여러 분야에서 동시다발로 이루어진 가운데 교역 규모 분야에서 수교 당시인 1992년 63억 8천만 달러에서 지난해인 2019년 2434억 달러 규모로 38배 가까이 증가했다. 우리나라 전체 교역 규모의 25%를 담당할 만큼 한중은 경제 분야에서 비약적인 성과를 냈다. 또 문화적 교류도 중국에서 ‘한류 열풍’이 일만큼 폭발적이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양국 간 항공기 운항편 수가 주간 기준으로 2000여 편이나 될 만큼 교육 및 관광을 포함한 민간 교류가 활발했다.
중국은 혈맹인 북한과의 관계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경제적 파트너로 동반 성장에 거침없이 나섰고 한국 역시 중국을 수출입의 전진기지로 삼을 만큼 양국의 경제적 동반자 관계는 다른 분야로 확대하는데 큰 디딤돌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는데 남북한 관계에서 중국이 긴장을 풀어가는데 나선 것도 한중수교가 낳은 3각 외교의 산물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혈맹을 옆에 두고 적대국과 동반자적 외교 관계를 풀어가는 것이 외교술이라는 것을 한중수교는 대변하고 있다.
28년간 맺어온 한중관계는 때로는 상호 국가 이익에 껄끄러운 국면도 있었지만, 위기를 공동으로 대처하려는 노력도 함께 해온 것도 사실이다.
한중 양국이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에서도 지난 21일과 22일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한국을 방한, 현안을 협의한 것은 양국이 협의할 사안이 있으면 어느 때든지 상호 방문을 통해 이해를 구하는 모습이었다.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을 맞이한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22일 5시간 50분에 걸쳐 회담과 오찬을 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시기 등 구체 사안에 협의했고, 중국 측은 '한국이 시 주석이 먼저 방문할 나라'라는 점을 확인했다. 이외에도 양국은 코로나 19 대응 협력, 고위급 교류 등 한중 관심 현안, 한반도 문제와 국제정세, FTA(자유무역협정) 2단계 협상 가속화,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연내 서명, 신 남방·신북방정책과 '일대일로'의 연계 협력 시범사업 발굴, WTO(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선거 등 다자 분야 협력 등 전반적인 한중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발표됐다. 코로나 19로 세계가 단절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이때 중국 외교의 최고 사령탑이 여러 현안을 조율하기 위해 찾은 점은 스포츠로 물꼬를 튼 외교 관계가 경제와 문화를 넘어 정치적 이해관계를 같이 할 만큼 성장했음을 보여준 것이다.
한중의 지난 28년의 세월은 양국의 동반 성장을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지난 28년간 다져진 우호를 더 확장적으로 펼치기를 바란다.
최종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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