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0일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뜻하지 않게 확진 판결을 받았거나 확진자 여파로 자가 격리 중인 이들에게 다양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소리는 크게 두 가지로 들린다. 하나는 비록 비 확진자지만 14일간의 자가격리 중에 지자체와 방역 당국 등에서 제공하는 일용할 식음료에 감사한 글들을 남기는 사람들이 있다.

전 총리였던 이낙연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를 뽑는 사전 방송토론회에 참가했다가 토론회장을 거쳐 간 확진자 때문에 뜻하지 않은 자가 격리상태 중에 생활구호품을 받고 그 종류와 배려에 본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하루하루 공개하고 있다. 국민 누구나 코로나 19로 인해 맞딱뜨릴 수 있는 자가 격리중에 겪는 일상이다. 해외 유학 중 귀국해 자가 격리 중인 이들도 구호품을 전달받고 내게도 나라가 있구나 하는 격리 담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는 등 국가의 방역시스템에 고마움을 남기고 있는 사람들이다.


또 다른 하나는 확진자로 판명돼 음압 병동에서 환자 신분임에도 반찬 타령도 모자라 끊임없는 가짜 뉴스를 유튜브 등에 올리며 투정 부리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이들을 어떻게 봐야 하나.

방역 당국의 방역지침을 어기면서까지 대규모 반정부 투쟁에 나섰다가 확진된 이들 확진자는 병원에서 이제는 샐러드파스타 말고 얼큰한 탕이 먹고 싶다는 등의 반찬 투쟁에 임하고 있다. 물론 체질에 따라 식음료의 취사 선택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확진 이전의 상황에서나 가능하다. 그러면서 자신이 치료받고 있는 생활 치료센터가 '정치범 수용소'라며 아프지도 않은 자신을 양성판정이 나왔단 이유로 가뒀다고 강변했다. 그런가 하면 병원 시설을 탓하는 이들도 있다. 또 정부가 사회주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 자신을 제거하려고 하는데 그게 안 되니 사랑제일교회에 바이러스를 침투시켰다는 음모론도 서슴지 않고 있다.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서도 이후 코로나 19 확진자 판결을 받고 병원 입원 중에도 바이러스 침투설 등을 일관되게 반복하고 있다. 그들은 ‘신의 한 수’라는 유튜브 계정의 신혜식, 전 국회의원 차명진, 엄마부대 주옥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이다.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뒤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음압 병실로 이송된 지 이틀째인 25일 이송된 이천의료원에서 '태극기 부대원'들과 같은 병실을 사용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방이 귀해서인지 한 방을 4명이 함께 사용하는데, 이곳 환자 4명 중 저를 포함해 3명은 태극기 부대다며 마치 독립운동하나 투옥된 듯한 궤변도 서슴지 않았다. 한발 더 나아가 이곳 이천의료원 병실은 먼저 있던 안산 중소벤처수련원보다 시설이 안 좋다면서 음압 병실이라는데 병이 밖으로 못 새어 나가게 하는 게 목적인지라 환자한테는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이어지는 말은 더 가관이다. 다른 건 다 안 좋은데 의료진이 직접 출몰하는 것을 보니 그건 좀 낫다고도 했다. 의료진이 정기 검진 하는 상황을 출몰이라고 했다.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는 지난 8ㆍ15 광화문 집회 후 찜질방에 방문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당국의 역학조사를 거부하면서까지 한번 잠재의식이 각인되면 말이 헛나올 때가 있지 않냐며 찜질방에 가야 한다는 생각만 갖고 있다가 말이 (잘못) 튀어 나왔는데, 어차피 역학조사를 하면 다 나올 건데 문제 될 건 없다고 어찌할 건데 하는 식이다. 그러고도 확진 판결을 받고 병원에서 광화문 집회에 함께 연단에 오른 전광훈 목사와 통화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해 음모론을 중개했다. 두 사람은 이번 코로나 19 확산이 '정부가 사회주의 국가를 만들려고 교회를 핍박하는 것'이라고 주장도 이어갔다.

그들에겐 도대체 어떤 잠재의식이 각인돼 있을까. 방역 당국의 방역지침까지 어겨가며 대규모 정치집회로 독재 타령을 일삼다가 그들 스스로가 코로나 19를 전파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생중계하는 언론도 어쩌다가 가짜 뉴스의 전달자로 변질했는지 안타까운 현실이다.

코로나 19와중에 장마철 물폭탄으로 인한 자연재해에 이어 올라오고 있는 초특급 태풍 바비로 우리는 지금 혼돈의 시국을 맞고 있다. 국론을 모아도 시원치 않을 판에 감사할 줄 아는 국민과 사사건건 투정을 넘어 궤변으로 정국 혼란을 부추기는 세력들 사이에 검찰과 경찰 그리고 군이 아닌 코로나 19가 공권력으로 변신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이런 세상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이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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