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계열사 주가 상승 반영 미흡…상대적 저평가

▲ 각 계열사들의 선전으로 현금이 쌓여 투자 여력이 늘어가는 LG 트윈타워(제공=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주식시장이 횡보하면서 단기간에 급등한 특정 성장주 투자에 주저하는 투자자들에게 그룹주가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각 계열사별 수혜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위험헷지 기능이 있는데다 개별 종목 대비 상승이 저조해 투자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그동안 주가 상승이 자회사 개별 종목 상승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던 그룹주들에 대한 러브콜이 잇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KB증권은 정동익 연구원은 지난 28일 (주)LG의 2·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32.5% 증가했다며 목표주가를 8만7500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했다.

정 연구원은 “LG화학과 LG전자의 올해 연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5월 말 대비 각각 47.6%, 10.1% 상향조정됐다”며, “LG유플러스도 7.3% 상승해 LG생활건강을 제외한 주요 자회사의 실적 추정치가 상향조정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LG의 상장 자회사 지분가치는 한달 사이 26조1000억원에서 33조2000억원으로 7조1000억원이 증가한 반면, LG의 시가총액은 1조6000억원 증가에 그쳐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연구원도 “LG가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한 현금 확보를 진행중”이라며 대규모 현금을 활용한 주주가치 제고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최 연구원에 따르면 LG 주요 4개 계열사가 확보한 현금은 2017년 이후 약 2.7조원을 상회해, “시장에서 확보한 현금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에 투자를 확대할지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을 시행할지 관심이 높다”며 “어느 방향이든 주주가치 제고에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상황이다.

유안타증권 김기룡 연구원은 지난 12일 삼성물산 실적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 회사의 그룹내 지주회사로의 전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김 연구원은 “건설, 상사, 패션, 레저, 식음료, 바이오 등 총 6개 사업부문으로 이루어진 삼성물산의 실적은 건설부문의 꾸준한 이익 시현, 삼성바이오의 가파는 성장, 패션과 레저의 적자로 요약된다”며, “건설과 바이오 중심의 이익 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엔 패션과 레저 부문의 흑자 전황으로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약 28%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며 목표가를 현 주가 대비 50%이상 상회한 18만원으로 제시했다.

무엇보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의 방아쇠는 ‘상속’이 될 것”이라며 “삼성물산의 배당성향 상향,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활용한 삼성전자의 추가 지분 확보가 오너 일가에게 배당을 통한 현금흐름 개선으로 상속세 대응을 수월케 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삼성전자 투자 부문과의 합병 가능성에 대비해 삼성물산의 기업가치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높이기 위한 전략이 병행될 것이라는 것이 김 연구원의 주장이다.

오랫동안 침체를 겪었던 CJ에 대한 긍정적인 보고서도 올라왔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연구원은 27일 “비온 뒤 볕들날을 기다린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그레이트 CJ와 월드베스트 CJ를 표방한 CJ그룹이 공격적인 글로벌 M&A를 단행하면서 지주사 부채비율이 176%까지 상승하며 재무리스크가 부각되고 CJ올리브네트웍스 인적분할 과정에서 회사의 중장기 경영계획에 대한 주주 신뢰 약화, 코로나로 인한 푸드빌, CGV, ENM 등에 대한 우려가 뒤섞여 주가가 힘을 받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자산매각을 통한 자본확충으로 재무리스크 완화, 올리브영 지분 매각과 상장을 통한 투자금 회구 가능성, 부담이 큰 CGV에 대한 매각 가능성 등으로 할인요인이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연구원이 분석한 현 CJ의 실질 순자산가치 대비 할인율은 59.0%로 지난 8년간의 평균 할인율인 24.6%를 크게 상회해 주가가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그룹주 담당 애널리스트는 “각사별 상황이 달라 일률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상반기 주가 상승 과정에서 그룹주들이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경우가 눈에 보인다”며, “개별 기업에 대한 투자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각 자회사의 수익 개선이 시차를 두고 반영될 그룹주에 관심을 갖는 것은 괜찮을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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