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형주 비중 큰 탓... 뉴딜도 장기적으론 호재

▲ 테슬라가 이달들어 34% 폭락하는 등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급락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사진은 테슬라의 창업주 일론 머스크(제공=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전일 미국 나스닥지수가 -4.11%, WTI 원유 근월물이 -7.56%를 기록하는 등 미국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미국증시 조정이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일 선물·옵션 만기가 겹치는 ‘네 마녀의 날’을 앞두고 커지는 변동성과 악재가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까지 미국 시장이 3일 연속 하락하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나스닥100지수가 고점대비 8% 하락한 가운데 호재로 인식되던 액면분할 후 테슬라가 34% 넘게 빠지며 본격적인 조정이 온게 아니냐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다만 우리 증시는 불안한 미국장의 흐름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9일 코스피는 26.10포인트 하락한 2375.81로 마감해 1.09% 하락에 그쳤다. 코스닥도 8.82포인트 하락으로 869.47로 끝나 1.00% 하락에서 멈췄다.

미국 시장이 조정을 받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히려 계속된 경고음에도 쉼없이 오른 것이 더 이상했다는 의견이다. 다만 국내 투자자들이 이제 눈을 뜨기 시작한 미국주식거래에서 주요 투자대상인 성장주 종목들이 집중 포화를 맞는 것이 문제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대형기술주들이 많이 오른 상황에서 이들 종목에 개별주식옵션 등을 통한 레버리지 투자를 하는 등은 삼가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상승한 종목에 대한 차익실현과 동시에 상대적으로 덜 오른 가치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해 기대수준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시장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는 미국과 꼭 동일시 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흥국증권 송재경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1년으로 보면 한국시장과 미국시장이 등락의 동조화를 보였지만 좀더 장기적 관점에서 5년동안의 움직임을 보면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난다”며, “미국 시장이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치솟을 때 한국시장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모습을 보여 미국 시장 조정을 곧 한국시장의 하락으로 해석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형주들이 미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다보니 이들의 조정이 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커져 무게감이 다르게 느껴질 뿐”이라며, “국내 시장은 8월 중순에 이미 선제적으로 조정을 거쳤고, 삼성전자 등 대형 종목이 애플이 상승하는 동안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에 하방 압력은 상대적으로 작다”고 지적했다.

한편 연일 관심의 중심에 선 뉴딜펀드가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해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대표는 “어느정도 규모로 설정이 될 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 뉴딜펀드의 역할을 이야기하는 건 시기상조”라면서도, “다만 뉴딜펀드의 성격상 투자대상이 그간 주목받아온 섹터라 해당 종목들이 이미 많이 오른 상황이고, 과거 유사 사례를 살펴봐도 지수가 만들어지고 초기 1년 성과는 좋았던 경험이 없다. 장기적으로는 정책적 효과가 나올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해당 종목에 대한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하나금융투자 이재선 연구원은 “국내 주도주들이 미국 주도주와 달리 기업가치대비 주가가 부담이 없다는 점, 유동성 관점에서 개인들의 매수세가 여전하다는 점, 한국판 뉴딜관련 정책이 과거와 달리 구체성을 가지고 있고 해당 기업들의 시총과 이익이 동시 증가하고 있어 시장 전체의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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