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매수, 현금 보유로 조정 대응해야"

▲ 카카오의 새로운 동력으로 주목받는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출처=메리츠증권 보고서)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카카오, LG화학 등 시장을 주도해온 업종 대표주들이 고공행진을 멈추고 조정을 받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가 흐름과는 달리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를 높이며 저점 매수기회라는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함께 언택트, 2차전지 등 테마에 기반한 성장주 중심으로 단기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해당업종 전문가들은 오히려 목표주가를 높이며 조정을 저점 매수의 기회로 삼으라고 권하고 있다.

9월 18일 종가 기준 시총 순위 9위를 기록 중인 카카오는 코로나19 발발과 함께 초기엔 다른 기업처럼 주가 조정을 받았었다. 하지만 비대면 확산에 따른 수혜주로 떠오르며 지난 3월 19일 장중 12만7500원을 기록한 후 8월 31일 장중 42만500원을 기록할 대 까지 쉼 없이 주가가 치솟았다. 이후 9월 들어 내내 내리막 길을 걸어 18일 종가 37만3000원을 기록했다.

시장의 카카오에 대한 기대감은 애널리스트들의 기대를 뛰어넘는다. 대표적으로 카카오 자회사 중 최초의 상장사였던 카카오게임즈가 보여주는 주가 흐름이 그 바로미터다. 4만원 전후의 목표주가를 제시한 애널들의 기대와 달리 공모가 2배의 시초가와 당일 상한가에 이어 다음날까지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후 주가가 내려오곤 있지만 급락이라고 보긴 어려운 흐름이다.

카카오의 높은 주가를 설명하는 근거 중 하나가 우량 자회사들의 이어지는 상장이라는 측면에서 1호 카카오게임즈의 성공 데뷔는 카카오 주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18일 메리츠증권 김동희 애널리스트는 카카오의 목표주가 45만원을 제시하며 전망치를 높였다. 지난 7월 8일(34만원), 8월 7일(42만원)에 이은 추가 상향이다. 김 연구원은 주가 상향의 이유로 이달 1일 론칭한 카카오TV에 주목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TV는 카카오 플랫폼 경쟁력의 집약체로, 월간 활성 이용자수 4500만명에 기반한 접근성과 구전으로 콘텐츠 인기가 확산되는 네트워크 효과가 잘 발휘된다”며, “7개의 오리지널 컨텐츠의 누적 조회수가 2일만에 350만뷰, 일주일 만에 1300만뷰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콘텐츠에 프리롤 광고(Pre-roll Ad), PPL 등 광고와 커머스 수익모델이 탑재돼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상장을 앞둔 카카오페이지, 카카오뱅크 등에 대한 기대가 과도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카카오게임즈 청약 열풍으로 벌써부터 장외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 주식을 투자자들이 과도한 가격에 사들이는 바람에 주가를 역산한 시총이 4대 금융지주 합산보다 많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미 주요 기관들이 가진 물량을 제외하면 얼마 되지 않는 물량에 과수요가 몰린 결과라 거품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물적분할 이슈로 청와대 청원에까지 이름이 오르내리는 LG화학은 18일 이틀간의 급락에 이어 3.26% 상승 반전한 66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차동석 부사장이 컨콜 등을 통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선 것이 일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IPO를 바로 추진해도 1년 정도 소요되고 비중은 20~30% 수준이 될 것”이라며 분할 이후에도 LG화학이 절대적 지배력을 행사에 주주가치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해명을 내놨다. 특히 이미 LG디스플레이의 전신인 LG필립스LCD가 한미 동시 상장한 사례를 들어 분할하는 회사의 한미 동시 상장 가능성을 비추어 한국 투자자들에도 추가적인 상장이익 공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신영증권 이지연 연구원은 18일 보고서에서 “LG화학의 생산능력을 고려하면 향후 3년간 6조원의 투자금이 필요하고, 전지사업부문의 기업가치 밴드가 20~30조임을 가정할 때 지분율도 20~30%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상장 이후 자금조달에 따른 외형 확대, 화학, 첨단소재, 바이오 등 기존 사업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면 주가 상승 여지가 더 높다며 목표주가를 91만원으로 상향했다. 종전 목표주가는 8월 3일 제시한 70만원이었다.

강낭권에 근무하는 한 대형증권사 PB는 “투자자들의 호흡과 기관투자자들의 호흡이 다른 것에서 오는 시각차가 존재한다”며 “카카오나 LG화학이나 최근 조정을 받은 주식들이 중장기적으로 좋다는 컨센서스는 있지만, 그런 벨류에이션이 합리화될 때 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할 때 조정시마다 분할 매수를 통해 매수 평균 단가를 낮추고, 일정 부분 현금 보유를 통해 기회가 있을 때 추가 매수할 수 있는 여력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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