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고 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쾌유를 바라지만 우리의 연휴 기간에 발생한 지구촌 사건·사고치고는 충격적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측근 보좌진인 홉 힉스로부터 감염된 것이다. 힉스 보좌관이 감염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무시하고 지난 9월 29일 대통령 후보 1차 TV토론을 강행한 이후 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점은 위기관리의 허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상대 후보를 감염시킬 수도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다행히 3.8m를 두고 TV토론에 임해 다행히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오는 12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 간 일정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사태로 우리가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은 코로나 19는 자기 방역을 소홀히 하면 세계를 호령하는 대통령이건 누구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 여파는 세계 경제와 질서를 뒤바뀌어 놓을 만큼 후폭풍을 동반한다는 점이다. 평소 마스크 사용을 극도로 거부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 판정을 받고 군 병원으로 가는 동안 마스크를 쓴 모습은 소 읽고 외양간 고치는 모습이라는 점에서 어쩌다 미국이 저 지경인가를 되돌아보게 한다.

바이러스나 전염병은 국경과 차별이 없다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만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 간다. 코로나 19로 수조 달러를 퍼붓고도 그 흔한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무시한 결과는 코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벌써 호사가들의 전망이 넘쳐난다.

동정심이냐 방역의 최고 책임자의 방역 실패에 따른 책임론이냐를 두고 여러 전망이 나온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동정심을 얻기는 어려울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중의 측근이라는 힉스가 이미 감염되었다고 알려졌지만, 대통령은 선거 일정을 그대로 수행했고 1차 TV토론까지 마쳤다. 그러고 나서 코로나 19 확진 소식을 알렸다. 촉박한 선거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방역수칙을 어겨가면서까지 강행했기 때문이다. 최측근의 감염을 인지했음에도 모른 척하고 한 TV토론을 강행한 것은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처신에 문제가 될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1차 TV토론에서 상대 후보에게까지 감염시켰다면 미국은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할 뻔했다. 바이러스로 인해 대통령 선거 일정이 뒤죽박죽으로 치러질 뻔했기 때문이다.

두 후보 모두 고령에다 기저질환을 앓는 것으로 볼 때 두 후보 모두 코로나 19로 양성판정을 받았다면 최소한의 치료 기간을 고려하더라도 미국의 대선 일정을 고려할 때 병상 유세 속에 치러야 할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19 확진 이후 대선 일정을 보면 10월 7일 부통령 후보 토론, 10월 15일 대선후보 2차 토론, 10월 22일 대선후보 3차 토론, 11월 3일 대통령 선거, 12월 14일 선거인단 투표, 2021년 1월 6일 선거인단 투표결과 발표, 1월 20일 대통령 취임식이다. 당장 오는 15일 대선후보 2차 TV토론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치료 여부와 치료 후 격리를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하찮게 보였던 마스크 착용과 방역수칙을 무시한 결과는 결국 본인뿐만 아니라 본인이 지켜야 할 국가에 짐으로 남게 된다는 것을 대통령 스스로가 보여줬다는 점에서 동정심은 빛이 바랬다고 본다.

코로나 19는 백신이 나오지 않는 한 언제 어느 때든 남녀노소와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늘 우리 곁에 엄습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마당에 경축일 때마다 청와대와 근접한 광화문으로 전국에서 몰려와 독재 타령을 일삼는 무리에 묻고 싶은 게 있다. 집회 때마다 코로나 19가 급증하는 사태를 보고도 독재 타령을 꼭 해야 하는지. 방역 당국의 방역수칙 준수는 국민 모두에 해당한다. 누구도 예외가 없는데 무슨 독재를 하고 있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광화문 집회를 강행하는 이들을 보면 마치 지난 1946년 11월 30일 서울에서 결성한 극우 반공단체인 서북청년회 일명 서북청년단을 연상케 한다. 특히 독립투사였고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을 역임한 백범 김구 선생을 지난 1949년 6월 26일 암살한 안두희도 서북청년단 간부 출신이었던 점을 우리는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4년 서북청년단을 재건하겠다는 목표로 서북청년단 재건위원회라는 단체를 결성해 광화문 집회 때마다 나타나 광기 서린 집회 전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독재를 즐겼고 독재를 숙주 삼아 온 이들에게 코로나 19가 창궐하고 있는 이때 국민 모두는 없고 그들만의 세상이라는 집회와 주장은 더는 동정받기 어려운 세상이라는 것을 그들만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모르겠거든 트럼프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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