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불량에 따른 사고 발생 사각지대

▲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맹성규 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남동갑)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대형헬기 배치가 무산된 중부해역의 해상사고 및 기상불량 중 사고건수가 올해 대형헬기 예산이 반영된 제주해역에 비해 각각 57%와 27%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맹성규 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남동갑)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인천·경기 지역이 포함된 중부해역에서 발생한 해난조난사고 발생건수는 2,139건이었고, 강풍과 저운고 등 기상불량 중 사고 발생 건수와 6명 이상 다수인원 해양사고 건수는 각각 183건과 374건이었다.

문제는 최근 3년간 중부해역에서의 해상조난사고가 동해해역이나 제주해역보다 연간 약 200회 이상 더 많이 발생하였고, 기상불량 중 사고건수 역시 남해해역이나 제주해역에 비해 연간 약 10회 이상 발생하였음에도 타 해역에 비해 중부해역에는 대형헬기 도입계획 없이 중형헬기 2대만 배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중형헬기는 대형헬기에 비해 탑승인원이 적고, 풍속제한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악천후 원거리 해난사고 시 현재 중부해역에서는 남해청 도는 서해청의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골든타임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대형헬기 부재는 서북 도서지역의 희생자를 낳고 있다. 지난 5월 15일, 백령도에서 1톤 화물차가 20대 산모를 치는 사고가 발생하였으나 대형헬기가 없어 사고발생 16시간 만에 피해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백령도에 풍속 9.2m/s의 강풍이 불어 중형 헬기 이륙이 어려웠고, 여객선 통제가 겹쳐 길병원 의료진이 사고발생 10시간 만에 해경청 경비정을 타고 백령도에서 응급수술을 하였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에 지난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이었던 맹성규 의원은 중부해역의 대형헬기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대형헬기 도입 예산 31억 5,700만원 증액을 제기하였으나, 예산 증액의 부담을 표하며 예산당국이 거부한 바 있다.

맹 의원은 “동해해역 및 제주해역이 각각 2019년과 2020년 대형헬기 도입 예산이 반영된 것과 달리 중형헬기 2대만 배치된 중부해역의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심각한 안전 사각지대를 방치하는 것”이라며, “예산당국을 설득하여 대형헬기 도입을 위한 예산을 조속히 확보하거나 다른 안전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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