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대 사업 투자심의, 연 1회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홍익표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중구성동구갑)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매년 부채비율이 대폭 증가하고 있는 조폐공사가 연평균 1,000억이 넘는 사업 투자를 연말에 단 1회 개최하는 ‘업무집행 심의위원회’에서 졸속으로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심사하는 위원회는 전원 내부직원으로 구성되어 있어 외부 견제가 전무하고 회의록도 남기지 않아 논의 내용조차 알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집행률이 턱없이 낮아 정확한 평가가 필요함에도 별다른 심의없이 똑같은 사업이 계속 통과되는 등의 문제점이 발견되기도 했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홍익표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중구성동구갑)이 한국조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신사업 투자 관련 심의위원회 운영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조폐공사가 2016년~2019년(2020년은 9월 현재 미개최) 4년간 투자사업 업무집행심의원회를 열어 의결한 사업 투자 계획은 총 605건이며, 금액으로는 4천 400억 여원에 이를렀다. 연평균 151건, 1,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그러나 방대한 투자안건과 금액을 다루는 심의위원회는 1년 중 12월 단 한 차례씩 열려 단 몇 시간 만에 몰아치기식 졸속심사가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1년에 단 한차례 열린 회의에서 많게는 1,540억원이 넘는 사업 투자계획이 제대로 된 심의 없이 처리된 것이다. 심의위원회는 2016년 일부 안건을 수정의결 한 것을 제외하고는 2017년~2019년 모두 심의 안건을 원안의결했다.

아울러 내부직원만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졸속으로 결정한 사업 중에는 예산 집행률이 턱없이 낮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평가 없이 다음해 계속사업으로 통과되는 등 부실한 사업운영 실태를 보여주는 사례들이 발견됐다.

또한 조폐공사 사업투자의 졸속심사와 부실한 사업운영에도 불구하고 회의록은 작성하지 않아, 심의 과정에서의 논의 내용을 전혀 파악할 수 없었고, 단 한 장의 ‘업무집행심의위원회 의결서’만 남아 불투명하고 부실한 위원회 운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조폐공사는 “조폐공사의 신사업은 대부분 정부가 요청한 사업으로 내부 직원이 아닌 외부 전문가의 도움이 크게 필요없고, 안건으로 올라오는 사업들은 해당 부서에서 이미 1차 적인 검토를 통해 올라 온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이는 도리어 심의위원회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는 점을 자인한 것이다.

홍 의원은 “조폐공사의 부채비율은 2017년 28%에서 2019년 52%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나, 사업 투자에 대한 면밀하고 심도있는 심의가 필요하다”며 “외부전문가 참여, 정기적인 회의 개최를 통한 심도있는 신사업 심사, 회의록 작성 등 근거 보존 등을 통해 심의위원회 실효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형수 기자 shs5280@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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