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3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진다면 그 주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선을 목전에 두고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를 잡은 것은 바이든이 아닌 코로나 19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에서 하루 코로나 19 신규 환자가 8만 명을 넘기며 코로나 19 사태 후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 7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환자도 6만8천 명을 웃돌며 새 기록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CNN 방송은 25일(현지시각) 기준 7일간의 평균 신규 코로나 19 환자가 6만8천767명으로 종전 최고치였던 지난 7월 22일의 6만7천293명을 넘었다고 26일 보도했다. 우려했던 코로나 19의 가을철 재확산이 본격화했다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지난 23일과 24일 하루 신규 환자가 각각 8만3천757명, 8만3천718명으로 코로나 19 사태 후 신규 감염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신기록이다.

중국발 박쥐의 날갯짓이 전 세계 경제를 초토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뒤흔들고 있는 소위 나비효과 이론을 새삼 일깨우고 있다. 사소한 사안이라고 지나쳤던 일이 결국 대형 사태를 일으킨 전대미문의 현장이 바로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서 벌어지고 있다.

존스홉킨스대학은 지난 25일 기준으로 미국의 코로나 19 누적 확진자 수를 866만1천917명, 사망자 수를 22만5천379명으로 각각 집계했다. 하지만 대선을 7일 앞둔 시점에 연일 확진자 수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이를 차단하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코로나 19가 트럼프 집권 기간 동안 쌓아 올린 경기 회복을 한 방에 날려 보낸 것도 모자라 미국경제를 100년 만의 최악 상태로 되돌려 놨다. 세계 초고 수준의 의료와 방역시스템을 가진 미국에서 전 세계 최대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고, 재정지출과 사망자 숫자는 마치 미국이 치른 2차 세계대전과 같은 형국이라는 것이다. 사망자의 수와 부채비율 측면에서 보면 1차대전에 사망한 군인의 수가 11.6만 명인데 지금 코로나 19로 사망한 수가 22.9만 명이다. 2차대전에 사망한 군인의 수는 40.5만 명이지만 지금 상황은 더 심각하다. 2차 대전은 5년간 지속하였지만 코로나 19는 7개월 만에 22.9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한다면 올해 말 40만 명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차대전 이후 최대 규모로 통화량은 22%, 재정지출은 92%를 늘렸지만, 코로나 19 확진자는 속출하고 경제성장률은 뒷걸음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세계 경제는 코로나 19 방역수준에 따라 회복 여부를 분별해주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전 세계가 마이너스 성장인데 유일하게 중국만 +1.9%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미국은 코로나 19로 –4.3%라는 역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 19 진원지이자 대유행을 겪었지만 이를 조기에 차단한 중국과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중국 탓만 하던 미국의 방역 실패의 경기지표이다.

한국은행이 27일 우리나라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상반기 역성장에서 벗어나 1.9% 반등한 것으로 발표했다. 코로나 19 충격으로 1분기와 2분기 잇따라 뒷걸음질 쳤던 한국 경제가 비로소 3분기 2% 가까이 반등한 것은 중국과 함께 코로나 19 방역에 성공한 국가들의 경기지표와 일치한다.

‘바보야 경제는 코로나 19야!’라는 코로나 19 방역의 성공 여부가 곧바로 경기지표와 직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대선까지 파고든 코로나 19가 현직 대통령에게 결코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코로나 19가 미국경제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와 바이든 후보 간 격돌을 벌이고 있는 미국 대선의 결과가 누가 승자가 되든 코로나 19가 안긴 상처는 ‘바보야 코로나 19가 문제야’라는 교훈을 남기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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