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경우가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다. 타인에게는 지극히 엄하면서도 자신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 공직자이다. 그는 정부조직법에 엄연한 공직자이다. 정치인이 아닌 법무부 산하 일개 청의 수장을 맡은 특수직 공무원이라 할 수 있다. 공무원이 지켜야 할 품격은 온데간데없고 보기에 민망한 행보를 하고 있다. 그에게 쏟아지는 온갖 의혹은 모른 체하면서 남 탓에만 권력을 남용하는 듯하다. 살아있는 자기 권력에 취해 서슬 퍼런 칼날을 휘젓는 듯한 모습은 정의로운 검찰총장이라고 할 수 없다.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는 공정한 수사의 상징이어야지 갈지자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검찰 공화국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세간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바로 잡는데 검찰총장의 무거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그가 걸어왔던 검사의 길이 공정했는지를 스스로 묻고 이를 거울삼아 검찰개혁으로 보답하는 것을 임기 내에 수행해야 맞다. 상관을 잡아넣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대드는 게 검찰총장의 직무가 아니다. 공정한 직무를 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검찰이어야 한다. 그가 총장으로 재직 중 역대 어느 검찰의 모습보다 추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뜬금없는 모습들의 연속이다. 그러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양 대통령까지 들먹이며 임기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부끄러운 줄 모르는 공직자는 국민 모두에게 민폐일 뿐이다. 직속 상관의 지시를 거부하는 이른바 커밍아웃 사태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그런 검찰총장과 검사들은 필요 없다는 여론으로 들끓고 있다. 가장 정의로워야 할 검찰이 정치판에 기웃거리며 작당하는 모습은 이번 기회에 바로잡아야 할 이유이다. 갈지자 행보를 하면서 버티는 모습이 추해 보인다. 자기에게 무디기만 한칼을 국민에게는 서슬 퍼런 칼로 무짜르듯 휘두르는 그런 검찰은 필요 없다는 게 국민의 답이다.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이라는 말이 있다.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과 같이 부드럽게 하고,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해야 한다는 뜻이다. 공적인 자리에 있는 누구든 지켜야 할 덕목이 아닐까 싶다.
최종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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