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가 선거인단의 과반수를 확보하며 차기 제46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개표가 진행 중인 경합 주에서도 승리가 예상돼 선거인단 538명 중 300표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보여 사실상 압승으로 점쳐진다. 36년의 상원 의원 기간 외교위원장을 역임하고 8년 간 부통령을 맡은 바이든 후보가 3수 끝에 대통령의 꿈을 이뤘다. 미국 외교·안보와 국제전략 분야에서 누구보다 경험이 많고 일가견이 있는 정치인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유럽과 캐나다 등 각국은 일제히 "미국이 돌아왔다"라고 환영했다. ‘제국의 미국’이 제정신으로 돌아온 것을 환영하는 압축적인 표현일 수 있다. 몽니의 트럼프 시대를 종언하는 점잖은 일침이기도 하다.

각국이 얼마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달렸으면 패자에 대한 위로보다 승자를 향해 미국이 돌아왔다 했겠는가. 세계는 지금 초연결사회가 된 마당에 힘을 내세워 상대를 겁박하는 정치의 종말 시대인 만큼 미국이 바로 초연결사회로 회귀하는 인류 공동사회의 일원으로 돌아오는 것을 환영하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조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를 선언한 이후 첫 조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기획단(TF)을 발표할 예정이라는 소식이다. 대선 막바지에 하루 12만 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 19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는 점에서 당선인에게는 피할 수 없는 전면에 나서 대응해야 할 우선 사안이다. 코로나 19 대응을 '주 정부에 맡겨라'는 기조였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 19 대처 전략을 180도 전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를 보더라도 미국의 정책에 일대 전환이 예상 되는 대목이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바이든 당선인의 대외정책이다. 통상 각국의 대통령이 취임과 더불어 취하는 대외 경제정책을 대통령 호칭 또는 약자를 따서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믹스를 압축해 노믹스라고 표현한다. 벌써부터 바이든 대통령과 경제정책을 뜻하는 바이드노믹스(Bidenomics)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반도 평화와 공존 그리고 번영을 위해 미국과 중국에 서로 다른 동맹의 길을 걸어야 하는 우리 외교의 현실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그 중심에 서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은 어쩌면 한중 양국입장에서는 공동의 현안을 슬기롭게 풀 기회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바이든처럼 한국과 중국에 대해 잘 아는 미국 역대 대통령도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현안을 풀어가는 최적의 파트너일 수 있다는 점이다. 바이든은 틈틈이 한국이 6·25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국제사회 원조를 받다가 기적 같은 경제성장을 통해 이제는 세계를 돕는 국가로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로 소개할 만큼 한국에 대한 깊은 신뢰와 이해를 한 미국 정치인이다. 또한, 중화인민공화국을 세계 경제 2위로 성장시킨 덩샤오핑 이후 현 시진핑 주석까지 중국의 창업자 마오쩌둥 외 4명의 주석과도 수십 년간 협상의 테이블에서 마주했다. 한마디로 한국과 중국을 잘 꿰뚫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바이든 차기 대통령이 펼칠 정책의 압축인 ‘바이드노믹스’가 어떻게 전개될지 여부이다. 코로나 19로 하루 확진자가 12만 명이 넘어서고 누적 사망자가 23만여 명이나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어떻게 조기에 수습하는 대책 또한 바이드노믹스에 우선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19가 트럼프의 재선을 좌절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코로나 19는 미국의 국가시스템을 붕괴시켰기 때문이다.

코로나 19가 미국을 100년여 만에 경제를 마이너스로 후퇴시킨 주범이었고 코로나 방역만이 경제를 회복시키는 현재로서는 유일한 선택이다. 사상 최대규모의 돈을 풀어도 확진자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는 어떤 정책도 백약이 무효인 상황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취할 첫 조치가 방역대책이라는 점에서 세계와 다자주의체제를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코로나 19로 미국이 실패한 방역으로 인한 경제회복이 절실한 시점에 오바마 케어 회복, 기후환경협약 복귀, 그린 뉴딜 정책 지지로 대표되는 바이드노믹스가 어떤 형태로 펼쳐질지 주목된다.

이 같은 바이드노믹스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미국 우선주의'로 대표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를 배격하는 대신 다자주의적 관점에서 미국의 국제사회 역할과 주도권을 회복하는데 동맹의 전략적 가치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기대된다. 특히 동북아시아 평화와 공존 그리고 번영의 중심 국가인 한국과 피를 나눈 혈맹에게 파트너로서 그가 보인 우호적 행보가 변치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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