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점 돌파 기대감에도 갈등하는 개미

▲ 화이자 로고와 코로나19 백신(제공=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9일(현지시각) 미국계 제약사 ‘화이자(Pfizer)’와 독일계 제약사 ‘바이오엔테크(BioNTech)’가 개발중인 코로나19 백신의 효과 분석 결과, 90% 이상 효과가 입증됐다고 밝힘에 따라 유럽과 미국 주식시장이 크게 반등했다. 다만 급반등과 동시에 기술주 급락이 이어지며 개인 투자자들은 향후 시장 방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초기 실험 결과가 상당한 효과가 있음이 알려지며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들은 경기민감주들이 시장을 선도하며 4~7%대의 상승률를 기록했다.

연말까지 생산 가능량이 1500만개로 현 상황에 대한 수요 충족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희망의 단초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시장은 환호했다. 다만 미국 시장은 다우존스지수와 S&P500 지수가 각각 2.95%와 1.17% 상승에 그쳤다. 다우존스지수가 5.69%까지 치솟다 급락해 2.95%로 마감하는가 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시장은 -1.53%를 기록, 코로나19 수혜주들이 오히려 반락하는 결과를 보였다.

11일 한국시장은 이러한 복잡한 투자자들의 심경이 고스란히 반영했다.

전일까지 바이든 승리 확정에 이르며 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향해가는 동안 개인들은 수익실현에 나서며 꾸준히 매도를 이어왔었다. 이달 들어 2일부터 10일까지 6거래일 동안 코스피에서 개인들은 2일 1086억원 순매도를 시작으로 6일 6789억원 순매도에 이를때까지 총 4조200억원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바이든 당선 확정에 따른 시장 안정 회복으로 변동성이 줄어들며 주요국 시장 상승과 궤를 같이하면서 그 약발이 떨어질 때쯤 나타난 ‘화이자 효과’로 개인들은 11일 코스닥에서 1882억원, 코스닥에서 3804억원 순매수로 전환했다. 그간 코로나19 상황에서 짓눌려 있던 수송, 은행, 유통 등 전통적인 주식들이 회복의 신호탄을 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메리츠증권 이진우 투자전략팀장은 오늘 시장 상황에 대한 이분법적인 해석을 경계했다.

이 팀장은 “오늘 개인들이 순매수를 기록한 것은 시장을 이끄는 주체로서가 아니라 기관과 외국인이 던지는 주식을 저가 매수하면서 생긴 현상”이라며 과도한 해석에 선을 그었다.

그는 어제 미국 시장이 후반부에 밀린 이유에 대해서 “금리 상승 이슈가 불거지며 상승하던 주가가 꺾인 것이지, 백신 하나 나왔다고 해서 갑자기 180도 시장의 방향이 바뀔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시장의 주도주는 성장주에 있고, 카카오뱅크를 쓰던 사람들이 코로나가 종식됐다고 해서 갑자기 카카오뱅크를 이용하지 않는 것도 아니므로 ‘이거아니면 저거’라는 식의 이분법적인 해석을 해서는 안된다”고 전했다.

한편 10일 주식시장에선 그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항공, 여행, 유통주와 더불어 코로나19 백신 생산시 수혜주로 거론되던 주식들이 일제히 급등을 나타냈다. 또 유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정유주와 경제부진 해소에 대한 기대감으로 금융주들이 오름세를 기록했다.

한 증권사 WM센터장은 “높아진 지수와 호재성 이슈 소멸에 따라 주식 비중을 줄이려 했던 고객들이 성장주를 버리고 전통적인 주식을 담아야하는지 문의가 많은 하루였다”며, “코로나19 백신 연구팀이 여럿 존재하는 만큼 비슷한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시장의 움직임이 있을 것이지만 급작스런 포트폴리오 조정은 경계할 것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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