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 신규 상향...실적과 안정성 모두 합격
불경기에 등급 하향 고민하는 타업계와 대비

▲ 교보증권 사옥(제공=교보증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연초 시장 급락 시 신용등급 하락을 걱정하던 증권사들의 신용등급이 오히려 올라가고 있다.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증권사 10개 중 8개가 역대급 실적을 쏟아내면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등급 상향에 조달금리 인하로 사업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19일 교보증권은 자사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신용등급 상향 판정을 받았다고 알렸다. 이로써 교보증권 신용등급은 직전 ‘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단계 상향 조정됐다.

교보증권의 신용등급 상향은 이어지는 실적 호조에 힘입은 바 크다. 한신평 관계자는 “다각화된 사업부문에 기반한 양호한 이익창출능력, 리스크 관리강화로 고위험자산 축소,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적정성 개선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차별화된 IB사업을 통해 알짜 중형사의 입지를 굳혀온 교보증권은 올 한 해 또 다른 경쟁력의 한 축인 WM분야에도 힘을 쏟아 지난 3분기에도 3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84% 성장을 기록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최근 5년 연속 자기자본이익률(ROE) 9%대 유지, 3분기말 현재 우발채무가 자기자본 대비 62%로 권고기준 100%를 훨씬 하향한다”며, “2016년 이후 손익 변동성을 키우는 원금비보장형 ELS 발행도 제한하는 등 안정성 강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등급 상향의 의미를 분석했다.

이에 앞서 현대차증권도 작년 11월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신용등급 상향을 이끌어낸 데 이어, 올해 8월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A+(긍정적)으로 기존 A+(안정적)에서 한단계 올라선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증권은 전임 사장에 이어 현 최병철 사장까지 연속으로 재무통에 CEO를 맡겨 리스크관리를 통한 위기관리에 성공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코로나19사태가 발생하자 3월중 전단채를 발행해 유동성을 확보, 당시 디폴트 위기로 흔들리던 업계 우려에서 한발 비켜난 바 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지난 10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발표 ESG평가에서 증권사 중 최고인 A등급을 획득했다”며, “그룹 전체가 ESG경영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증권업계 내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통해 변화하는 흐름에 따른 리스크관리를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증권과 함께 A등급을 받은 회사는 미래에셋대우 뿐이다.

상반기만 하더라도 글로벌 신용평가사가 국내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한 바 있다. 당시 ELS운용 관련 유동성 위기로 존립이 위태로운 회사가 나오자 경고에 나선 것이다.

지난 4월 무디스는 주요 6개 증권사에 대해 대규모 파생결합증권의 보유와 단기금융업, 저금리, 해외 자산 및 부동산 자산 익스포져에 따른 리스크 확대를 문제삼으며 등급 하향 검토를 시사했었다.

한 증권사 리스크관리본부장은 “신용평가사들이 부여하는 신용등급은 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상징적 의미 외에도 회사채, 기업어음(CP) 등 자금 수혈시 조달금리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실제 손익에도 영향을 준다”며, “IB사업을 위해 똑같은 딜에 참여하는 증권사들이 있다면 얼마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느냐가 곧 경쟁력이라 대형 증권사들이 IB에 강점을 갖게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분위기가 좋은 증권업계와 달리 타 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신용등급 하향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상반기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해 조정의 필요성이 대두됐으나 단기 충격에 따른 즉시 반영으로 경제에 좋지 않은 사인을 주는 것을 염려해 등급 하향이 유보됐던 기업들이 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코로나19 직격타로 큰 폭의 실적 저하와 재무부담 증가가 불가피해 등급 전망 등이 하향 조정된 영화관, 호텔, 면세점, 항공, 정유 업계 등에 단기적인 등급 하향 압력이 추가로 증가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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