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윤석열 검찰총장이 15일 열리는 2차 검사징계위원회에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고 조직에 충성한다고 한 그였던가. 부하 검사들이 사건 피의자 측으로부터 여인들이 나오는 룸살롱 접대를 받아 구속 대상이 됐음에도 그 흔한 사과 한마디도 없이 대놓고 상급기관의 징계에도 불응한다니 사람도 조직도 버린 뻔뻔한 사람이다.
다음은 윤미향이다. 일본군위안부라는 기구한 삶을 살피며 평생을 같이 해야 할 윤미향 의원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들 위안부로부터 온갖 수혜를 입은 자가 내가 뭐 어째서라는 뻔뻔함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국가와 국민의 온정을 개인의 착복수단으로밖에 볼 수 없는 회계부정이 노출됐음에도 국회의원직을 즐기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노출된 와인파티는 공인이 갖춰야 할 도덕마저 버린처사이다. 본인 스스로가 즐긴 와인파티 장면이다. 그런 모습은 본인에게 자랑일 수 있겠지만 보는 사람들은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로 보인다. 이 두 사례는 사람을 팔아 호의호식을 누리는 천박한 인간 군상의 한 측면이다.
반면 이런 사람도 있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유학한 학생과 징용으로 끌려간 이들을 사랑했던 일본 여인들의 모임인 부용회이다. 일제 강점기 한국으로 시집온 일본 여인들 550여 명이 지난 1998년 결성한 모임이다. 그 재한 일본인 처들을 위로하고 살피는 후원회는 다름 아닌 한국 사람들이다. 한국 남자들에 의해 버림받다시피 한 처연한 여인들을 살펴오고 있다. 한국으로 시집을 와 해방과 더불어 시집으로부터 버림받거나 시집살이에 한 많은 삶을 살아온 이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챙겨온 부용회의 후원자들이다. 550여 명 중 지금 생존한 이들은 5명이라고 한다. 그들의 안부를 챙기고 있는 안양로 부용회 후원회장의 보살핌은 남다르다. 해방되자 쫓기듯 달아난 일본 사람들과는 달리 그들은 한국 남자를 사랑한 죄로 그 온갖 핍박에도 한국에 남은 이들이라고 한다. 해방 후 일본 사람 색출 때는 일본말을 꺼내지 않기 위해 벙어리처럼 지내야 했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떡 장사도마다 하지 않았던 그들은 평생소원은 고향 방문이었다고 한다. 부용회 후원회는 그들을 위해 고향 방문을 도왔고 연중행사를 함께 했다. 사람을 사랑했던 이들과 함께한 이들이다.
사람과 조직을 이용한 사람과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 이 모습에서 한 마디 묻고 싶다. 그 자리에 있고 싶은지. 윤석열과 윤미향이 있어야 할 자리는 다 내려놓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옳다. 자신을 위해 부하 검사들을 찾아다니며 공자왈 맹자왈 하는 짓 말고, 와인파티 즐기는 모습이 말고,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사람들을 찾아 위로하고 함께하는 그 웃음 속의 사진을 우리는 보고 싶다.
지난해 대학가 교수들이 꼽은 사자성어는 공명지조(共命之鳥공명지조) 였다.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로, 어느 한쪽이 없어지면 자기만 살 것 같이 생각하지만 그러다간 모두 죽고 만다는 뜻이다. 권력을 앞세워 권력에 대항하는 척하다 조직과 명분 모두를 버린 몰염치의 극치를 보인 윤석열과 윤미향이 되새겨야 할 사자성어이다.
최종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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