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윤석열과 윤미향 그리고 처연한 부용회는 여인과 얽힌 세 부류이다. 이미 대권 후보 반열에 오른 검찰총장 윤석열은 부하 검사들의 룸살롱 사태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또 다른 여인은 윤미향 국회의원이다. 윤 의원은 일본 강점기 시절 강제로 끌려간 대한민국 여인들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였음을 밝히고 이를 세상에 알리는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역할을 하며 국회의원까지 승승장구 중이다. 여기에 전혀 다른 이름은 부용회 이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 유학과 징용으로 끌려갔지만, 그들을 사랑했던 일본 여인들이다. 그 사랑 찾아 한국을 왔지만, 그들은 시댁과 남편으로 버림받다시피 한 요즘 말로 다문화가정 여인들의 모임이다.


먼저 윤석열 검찰총장이 15일 열리는 2차 검사징계위원회에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고 조직에 충성한다고 한 그였던가. 부하 검사들이 사건 피의자 측으로부터 여인들이 나오는 룸살롱 접대를 받아 구속 대상이 됐음에도 그 흔한 사과 한마디도 없이 대놓고 상급기관의 징계에도 불응한다니 사람도 조직도 버린 뻔뻔한 사람이다.

다음은 윤미향이다. 일본군위안부라는 기구한 삶을 살피며 평생을 같이 해야 할 윤미향 의원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들 위안부로부터 온갖 수혜를 입은 자가 내가 뭐 어째서라는 뻔뻔함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국가와 국민의 온정을 개인의 착복수단으로밖에 볼 수 없는 회계부정이 노출됐음에도 국회의원직을 즐기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노출된 와인파티는 공인이 갖춰야 할 도덕마저 버린처사이다. 본인 스스로가 즐긴 와인파티 장면이다. 그런 모습은 본인에게 자랑일 수 있겠지만 보는 사람들은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로 보인다. 이 두 사례는 사람을 팔아 호의호식을 누리는 천박한 인간 군상의 한 측면이다.

반면 이런 사람도 있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유학한 학생과 징용으로 끌려간 이들을 사랑했던 일본 여인들의 모임인 부용회이다. 일제 강점기 한국으로 시집온 일본 여인들 550여 명이 지난 1998년 결성한 모임이다. 그 재한 일본인 처들을 위로하고 살피는 후원회는 다름 아닌 한국 사람들이다. 한국 남자들에 의해 버림받다시피 한 처연한 여인들을 살펴오고 있다. 한국으로 시집을 와 해방과 더불어 시집으로부터 버림받거나 시집살이에 한 많은 삶을 살아온 이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챙겨온 부용회의 후원자들이다. 550여 명 중 지금 생존한 이들은 5명이라고 한다. 그들의 안부를 챙기고 있는 안양로 부용회 후원회장의 보살핌은 남다르다. 해방되자 쫓기듯 달아난 일본 사람들과는 달리 그들은 한국 남자를 사랑한 죄로 그 온갖 핍박에도 한국에 남은 이들이라고 한다. 해방 후 일본 사람 색출 때는 일본말을 꺼내지 않기 위해 벙어리처럼 지내야 했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떡 장사도마다 하지 않았던 그들은 평생소원은 고향 방문이었다고 한다. 부용회 후원회는 그들을 위해 고향 방문을 도왔고 연중행사를 함께 했다. 사람을 사랑했던 이들과 함께한 이들이다.

사람과 조직을 이용한 사람과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 이 모습에서 한 마디 묻고 싶다. 그 자리에 있고 싶은지. 윤석열과 윤미향이 있어야 할 자리는 다 내려놓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옳다. 자신을 위해 부하 검사들을 찾아다니며 공자왈 맹자왈 하는 짓 말고, 와인파티 즐기는 모습이 말고,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사람들을 찾아 위로하고 함께하는 그 웃음 속의 사진을 우리는 보고 싶다.

지난해 대학가 교수들이 꼽은 사자성어는 공명지조(共命之鳥공명지조) 였다.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로, 어느 한쪽이 없어지면 자기만 살 것 같이 생각하지만 그러다간 모두 죽고 만다는 뜻이다. 권력을 앞세워 권력에 대항하는 척하다 조직과 명분 모두를 버린 몰염치의 극치를 보인 윤석열과 윤미향이 되새겨야 할 사자성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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