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축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두 공직자 이름이다. 그 두 사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대응해 방역의 중심에선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과 한국을 뒤틀리게 할 수 있다는 거만함을 산산이 조각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다.

감염병이 언제 다시 우리 곳곳에 스멀스멀 출몰할 수도 있다는 것을 대비해 위기관리 메뉴얼을 준비한 정은경 청장 덕분에 우리는 그대도 침착하게 맞서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의 허점을 찾아내 이를 보완해서 또 다른 바이러스 대응책을 백의종군 속에서도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는 그야말로 도깨비방망이나 다름없지만 차분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이를 알리고 국민과 함께 이겨내자는 정례 브리핑은 그래서 공감을 갖게 했다. 공직자가 국민에게 보내는 신뢰감은 바로 이런 것이라는 전형을 보였다. 이런 방역 당국의 헌신에 대해 주한 영국대사관 그레이엄 넬슨 정치담당 참사관은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트위터 계정에서 코로나 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한국의 방역 성과를 여전히 평가할 만하다고 했다. 정은경이라는 공직자의 헌신 덕분이다. 넬슨 참사관은 지난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거리 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더라도 희망을 잃지 말자"라면서 "한국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인구 밀도가 가장 높으나 현재까지 1인당 확진과 사망자 수는 두 번째로 낮다"라고 상기시켰다. 이어 "OECD 평균을 적용하면 한국은 확진자가 130만 명, 사망자는 2만5,560명을 경험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풀이하고 이는 "2만5,000명에 달하는 목숨을 구했고 50배나 확진을 피했다"라는 평가를 한 것이다. 한국은 OECD 국가 가운데 100만 명당 확진자 수 및 사망자 수가 뉴질랜드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는 지적이다. 그는 또 다른 트위터에서 "어려운 시기에 감사할 것이 있다는 점은 기억해야 한다."라고 후기를 남겼다.

또 다른 이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다. 추 장관은 우리 사회악의 축으로 변절할 뻔한 무소불위 검찰 권력을 국민에게 되돌렸다. 검찰권을 함부로 남용한 단죄를 물어 현직 검찰총장을 징계위원회에 넘겨서 정직을 시켰다. 그리고 본인은 표표히 떠나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4년전 칼바람을 에이는 그 혹독했던 추위로 촛불이 꺼져가는 풍전등화의 위기 속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군사 쿠데타가 모의 중이라고 국민에게 알렸다. 세월호가 수장되고 있음에도 아무런 대책도 없이 갈팡질팡한 7시간의 박근혜 정권 그리고 최순실이라는 묘령의 여인이 섭정하는 무능한 정권에 항쟁하듯 그해 겨울 밝힌 국민의 촛불이 아슬아슬했던 때 추 대표는 친위 군사 쿠데타 모의를 폭로했었다. 사실로 드러났던 군부 친위 쿠데타 장본인 조현천 국군기무사령관은 미국으로 도피중이다. 위기를 국민에게 알렸던 추 장관이 군부 이후 가장 썩어가고 있었던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 장관으로 와 지난 1년여간 사투하다시피 기강을 바로잡았다. 법무부 산하 일개 청에 불과한 검찰이 부하가 아니라고 삿대질해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검찰은 법무부 산하 단체라는 것을 국민에게 알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취임 3개월 만에 윤석열 검찰청장에게 낙마했지만, 추 장관은 다른 결기를 보여줬다. 2300명의 검사와 6000여 명의 수사관으로 구성된 검찰 집단 속에 단기필마로 입성해 난을 진압한 투사였다. 그러고도 본인은 임무를 다했다며 떠나겠다고 밝혔다. 있을 때와 떠날 때는 아는 공직자의 모습이다. 추하게 버티는 비릿한 모습과 극명하게 엇갈리게 한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은 바로 정은경과 추미애 공직자에게 해당한다고 본다. 바이러스나 타락한 권력은 다르지만 같은 말이다. 사람에게 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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