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이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다. 추 장관은 우리 사회악의 축으로 변절할 뻔한 무소불위 검찰 권력을 국민에게 되돌렸다. 검찰권을 함부로 남용한 단죄를 물어 현직 검찰총장을 징계위원회에 넘겨서 정직을 시켰다. 그리고 본인은 표표히 떠나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4년전 칼바람을 에이는 그 혹독했던 추위로 촛불이 꺼져가는 풍전등화의 위기 속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군사 쿠데타가 모의 중이라고 국민에게 알렸다. 세월호가 수장되고 있음에도 아무런 대책도 없이 갈팡질팡한 7시간의 박근혜 정권 그리고 최순실이라는 묘령의 여인이 섭정하는 무능한 정권에 항쟁하듯 그해 겨울 밝힌 국민의 촛불이 아슬아슬했던 때 추 대표는 친위 군사 쿠데타 모의를 폭로했었다. 사실로 드러났던 군부 친위 쿠데타 장본인 조현천 국군기무사령관은 미국으로 도피중이다. 위기를 국민에게 알렸던 추 장관이 군부 이후 가장 썩어가고 있었던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 장관으로 와 지난 1년여간 사투하다시피 기강을 바로잡았다. 법무부 산하 일개 청에 불과한 검찰이 부하가 아니라고 삿대질해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검찰은 법무부 산하 단체라는 것을 국민에게 알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취임 3개월 만에 윤석열 검찰청장에게 낙마했지만, 추 장관은 다른 결기를 보여줬다. 2300명의 검사와 6000여 명의 수사관으로 구성된 검찰 집단 속에 단기필마로 입성해 난을 진압한 투사였다. 그러고도 본인은 임무를 다했다며 떠나겠다고 밝혔다. 있을 때와 떠날 때는 아는 공직자의 모습이다. 추하게 버티는 비릿한 모습과 극명하게 엇갈리게 한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은 바로 정은경과 추미애 공직자에게 해당한다고 본다. 바이러스나 타락한 권력은 다르지만 같은 말이다. 사람에게 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최종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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