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변호사 21인의 개업 노하우·마케팅 비법 생생 경험담
안현주 변호사, "개업변호사에게 정보·지식 공유, 1인 변호사 성공 도움되기를"

▲ 'SUPER 1인 변호사 START편'. 자료=지혜와지식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개업(開業). 사전에는 '영업을 새로 시작하다'로 건조하게 풀이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다. 그 뒤에 정글과 같은 시장에서 하루하루 살아남기 위해 무수히 뛰어 다녀야 하며 남몰래 눈물짓고 한숨을 쉬게 된다는 것을. 그래서 부조리한 조직 운영과 부당한 상사의 갑질에 하루에 몇 번씩 사표를 내던지고 싶은 마음이 문득문득 솟구치더라도 꾹꾹 눌려가며 일상을 살아간다는 것을.

안현주 변호사(광주지방변호사회·연수원 34기)도 자신이 개업하리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지금은 많이 없어졌다지만 여전히 암암리에 그 위력을 과시하는 '전관예우'관행과 갈수록 법무법인의 대형화추세가 가속화되는 변호사업계에서 조직이라는 보호막이 없이 1인 변호사로서 홀로서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하지만 2005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외교통상부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 국제통상협상을 담당하는 변호사 생활을 거쳐 이후 약 10년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자녀 셋을 데리고 무연고지인 광주로 귀국한 상황에서 그에게 남은 선택지는 역설적이게도 단 한 번도 상상해본 적 없는 개업뿐이었다.

처음엔 모든 게 막막했다. 평생 법률서적과 판례만 들입다 파고 조직의 지시에 따라 정해진 업무만 수행하면 됐던 생활을 하다가 스스로 일을 찾고 그 해결방안을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자신이 처리해야 하는 삶은 새로운 인생이었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다. 부지런히 책을 읽고 주변에 물어가며 비용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내기 위한 방법들을 강구했다.

어느 정도 여유를 갖게 되자 자신 말고도 이러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자신처럼 이제 막 개업의 첫발을 뗐거나 개업을 고민할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은 심정으로 개인 블로그에 '1인 기업으로서의 변호사'라는 글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블로그 방문자 수는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이 읽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올해 코로나 시대를 맞아 외부 활동이 줄고 대인 접촉이 급감하면서 함께 상의하고 의논할 수 있는 동료 변호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이에 블로그에 1인 변호사들의 오픈카톡을 만들 테니 함께 소통하자는 제안을 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그동안 블로그 글을 읽고 있던 변호사들, 그리고 그러한 독자들의 소개로 온 동료변호사들, 기존 SNS 지인들이 호응해 줬다. '슈퍼 1인 변호사 네트워크'라는 모임도 만들어졌다.

단톡방에는 친한 동료와도 쉽게 이야기해보지 못했던, 그러나 정말 함께 고민하고 논의해보고 싶었던 주제들이 올라왔다. 크고 작은 사건의 법리에 대한 의논, 의뢰인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 수임기술, 비용문제, 홍보 및 새로운 수익원 창출 등 모두들 '서로 더 알려주지 못해서 안달 난'듯이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내친 김에 모임에서 나눴던 대화 내용을 정리해 'SUPER 1인 변호사 START편(지혜와지식)'을 출간했다. 21인 변호사의 개업 노하우·홍보 마케팅 비법 등이 생생하고 구체적인 경험담으로 펼쳐졌다.

안현주 변호사는 "고군분투하는 많은 개업 변호사들을 위해 네트워크 참여 변호사들이 함께 모은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나온 '1인 변호사들을 위한 개업매뉴얼'"이라며 "많은 1인 변호사들이 개업을 앞두고 정보 부족과 실무적인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면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도움을 받고 용기를 내어 행복한 1인 변호사 사무실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역시 개업변호사로서 통과의례를 모두 거치고 필진으로 참여한 하서정 홈즈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우리 네트워크 변호사들은 어느날 누구 하나 빼놓을 것 없이 첫 1인 개업의 막막함·두려움을 모두 공감하며 털어놓았다. 그때 '나만 그랬던 것이 아니었다'는 것에 큰 힘을 얻었고 '누군가 개업 노하우를 미리 알려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탄식도 했었다"며 "이 책을 통해 1인 개업의 노하우와 가이드를 우리와 똑같은 과정을 겪을 다른 변호사분들, 다른 전문직업군분들께 미리 알려드려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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