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오른 주가…불투명한 배당성향 부담

▲ 주요 금융주들이 배당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3연임을 확정한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제공=KB금융)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연말 배당투자에 나설 수 있는 시간이 이제 5거래일 밖에 남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이 배당에 참여할지 말지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인 주가가 이미 배당 수혜를 모두 반영해 이제 배당을 염두에 둔 투자에 나서는 건 너무 늦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코스피지수가 종가기준 최고치를 또 경신해 2772.18을 기록한 가운데, 단기 조정을 의식해 주식을 팔 것인지를 두고 투자자 고민이 커지고 있다.

배당을 받기 위해 주주명부 폐쇄전 주주로 등록되기 위해선 28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하기에 이제 남은 시간은 21~24일과 28일까지 5거래일 뿐이다. 다만 29일에는 배당 자격이 없어진 만큼 주가가 급락하는 배당락이 이뤄지기 때문에 배당투자를 할 수 있는 적기는 주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기업의 실적이 많이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익이 일부 대형 IT기업과 플랫폼 기업 등 코로나수혜 기업에 몰리고, 여타 기업들 입장에선 코로나 직격탄을 맞아 실적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여 배당률이 예년만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8일자 보고서를 통해 “올해 배당투자가 매력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성근 연구원 등 4명이 공동 발간한 보고서에서 연구원들은 “올해 코스피배당률은 1.6% 수준으로 과거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위험자산인 국고채 3년물 금리와 비교하면 0.6%가량 높지만 이는 주가 변동성과 배당락 충격을 상쇄할 정도로 매력적인 숫자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미 고배당주를 보유해 시세차익을 확보 중이라면 모르겠지만, 28일 즈음에 배당만 바라보고 주식을 매수하기엔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고 덧붙였다.

통상 배당기산일 다음날 배당락이 일어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착시현상이 생겨 주가가 상대적으로 싸게 느껴지고, 이 심리가 상쇄되는 과정에서 주가가 일정부분 다시 반등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이미 개별 종목들의 주가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높아진 하방 압력과 눈높이가 낮아진 배당 기대를 감안하면 굳이 연말까지 보유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과 같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직 고배당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투자자 뿐 아니라, 기 주식 보유 투자자에게 매도를 검토하라는 설명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가만히 가지고 있다가 배당까지 챙기려 하다간 기회비용을 뛰어넘는 수익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동안 보유로 수익이 났다면 그 여유자금을 감안해 베팅해볼 수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주요 고배당주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금융주들이 아직도 배당정책의 방향성을 결론짓지 못한 상황이다. 주주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면 고배당을 유지하는 것이 맞지만,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해 배당을 자제하라는 정부의 공개적인 압박이 여러 차례 있어왔기 때문이다.

최근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주들이 최근 5거래일 동안 지속 하락세를 보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투자자들이 배당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낮춰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증권주들도 3분기 사상 최고 실적 시현 이후 급등을 이어온 탓에 고배당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코로나19 3단계 논의가 이뤄지는 현 상황에서 주가급락이 이뤄진다면 고배당이 무의미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PB센터장은 “크리스마스 전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이후 주말동안 글로벌 증시 분위기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만약 코로나 상황이 급속 악화돼 시장 분위기가 바뀐다면 배당투자를 위해 무리한 베팅을 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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