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들이 북한 정권을 비난하는 온갖 방식 중 하나가 삐라지만 그 형태는 분명 문제가 있어 보였다. 미국 대북단체들의 후원에 힘입은 이들 탈북 단체들이 상주해서 신출귀몰 작전처럼 고농축 풍선을 접경지역에서 만들어 날리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린 두 가지를 엿볼 수 있다. 탈북민들이 북한으로부터 탈출했기 때문에 좋은 마음을 갖고 있지 않으리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거액의 비용이 들어가는 고농축 풍선을 날릴 만큼 한가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거기에는 국내외 북한 정권을 압박하려는 단체들이 있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 미국 있다. 탈북민이 대한민국 최고 부자 지역인 서울특별시 강남구에서 국회의원이 되는 표현의 자유가 만발하는 대한민국에서이다. 그 국회의원은 신문 방송 그리고 국회에서 원 없이 북한 정권을 비난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있지만 이를 누구도 제재하지 않고 있다. 다만 삐라의 경우 남북 정상 간 합의서에서 합의한 사항이고 접경지역에서 날릴 경우 북한의 원점 타격 목표가 되기 때문에 접경지역 주민에게 그 화가 미칠 수 있다. 남북 모두에게 피해를 주지 말자고 법률안 개정을 두고 미국이 나설 사항이 아니라는 점이다.
남북한 평화 공존에 거들지는 못할망정 사사건건 '감 나와라. 콩 나와라.' 나서는 미국의 지적질은 듣기 거북하다. 엄연히 한국 국회가 통과시킨 법을 미국 의회가 지적질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말이다. 남북 모두에게 피해를 줄이자는 것이 어떻게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하는가. 대한민국 내 탈북민들 누구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받는 사례가 없다. 조국을 버린 자들이 자신의 조국을 비난하는 것 자체가 자기 얼굴에 침 뱉기지만 그마저도 말렸다는 사례는 없다.
그 삐라 내용은 표현의 자유라고 할 수 없는 온갖 쌍스러운 욕설과 괴담 그리고 야동보다 더 저질인 합성사진을 담고 있다. 이를 표현의 자유 침해 운운하는 사람들이 똑같은 삐라가 집 우편함에 왔다면 어찌하겠는가. 고소 고발이 난무하는 미국에서 그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당장 명예훼손으로 대응할 것이다. 그건 표현의 자유 대상이 아니다. 그 삐라는 남북 모두에게 살상을 유발하는 일촉즉발의 폭탄이나 다름없다. 표현의 자유는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남북 평화를 다지자고 설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그 삐라로 인해 폭파되고 이어 그 삐라를 살포하는 접경지역 주민들이 북한군의 포격 조준 대상인 상황을 미국이 문제 삼는다고 하는 것은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을 못 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는 처사이다.
북한의 인권을 그토록 위한다면 인도적 측면의 지원을 하는 게 먼저이다.
최종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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