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통한 미래 성장동력 육성

▲ 21일 취임한 손병두 신임 한국거래소 이사장(제공=한국거래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전임 정지원 이사장이 손보협회장으로 이동하면서 생긴 약 한달 간의 공백을 메우며 신임 거래소 이사장으로 내정됐던 손병두 전 금융위 부위원장이 21일 공식 취임했다. 취임사에서 손 이사장은 혁신 기업에 대한 과감한 지원과 시장감시 철저, 부실기업 시장퇴출 강화 등을 내걸고 거래소 역할 강화를 천명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손병두 이사장이 부산 본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3년간의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손 이사장은 관료출신 답게 이날 취임사를 통해 ‘경재 성장 동력 공급’이라는 거래소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그를 위한 세부 프로그램을 이행해 갈 것을 강조했다.

골간은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인 기술 기업 육성을 지원하고, 그 과정에 참여가 확대된 개인투자자들에게 공정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며, 글로벌 거래소들과의 경쟁에 뒤쳐지지 않을 시스템 강화다.

특히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유니콘 기업 육성을 위해 그 기반 플랫폼이 될 수 있는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강조했다. 그 선행 조건으로 ‘창업 지원과 반값 공유오피스 제공, 상장 컨설팅과 공시교육’ 같은 기업 맞충형 지원 프로그램 확충, 정보 불균형 해소를 위한 중소 혁신기업 대상 ‘증권분석센터 설립’을 약속했다. 이에 더해 이들 기업을 알리기 위한 언택트 IR 등 비대면 채널 구축 지원도 내세웠다.

쉽게 말해 기술은 있으돼 그에 필요한 자금 수혈을 위해 필요한 제반 여건들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들 기업에 투자할 플레이어로 새롭게 떠오른 개인투자자들이 맘편히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시장감시 활동 강화로 ‘무자본 M&A, 신종 테마주’ 등에 대한 감시체계 효율화도 공언했다. 그 예로 최근 관심이 커진 공매도와 시장조성자 제도도 시장 눈높이에 맞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개인투자자들이 불법 공매도의 주범으로 지목해온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을 통한 공매도 물량 감소를 위해 시스템적인 보완을 약속한 것은 개인들의 요구에 화답한 대목으로 보인다. 오는 3월 재개될 공매도 제도의 현실적 적용에 대해 재검토 할 가능성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손 이사장은 다만 무조건적인 시장 문턱 낮추기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상장 기업 중에도 코로나19라는 특수한 경제상황 속에서 투자자들의 피해가 생길 수 있는 부실기업의 퇴출에 있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을 예고했다. 지원은 강화하되 시장 진입과 퇴출 심사를 강화해 원칙 준수를 통한 투자자 보호를 강조한 셈이다.

특히 공적 기능을 수행하고는 있으나 공공기관에서 해제된 거래소가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나 글로벌 선진 거래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손 이사장은 이를 위해 IT시스템에 대한 적극 투자, ETP등 투자 상품 확대, 신기술을 활용한 자동화와 업무 효율화, 정보와 인덱스 사업 강화 등을 강조했다.

한편 전임 거래소 이사장직을 마치고 같은 날 취임할 것으로 예상됐던 정지원 이사장은 취업승인 통보가 나오지 않아 당일 취임식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18일 윤리위원회 심사를 받았으나 결과통보가 지연돼 조만간 공식 취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주요 기관장 인사에 관피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워낙 윤리위원회 심사를 받는 대상자가 늘어 위원회가 심사에 신중을 기해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사장은 “거래소 이사장 인선에는 항상 구설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주식시장으로 몰린 지금 거래소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커져 신임 이사장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이사장 하마평에 오른 분 중 그래도 기재부와 금융위를 모두 거쳤고 정책의 입안과 실행에 있어 추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기대가 큰 편”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