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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칼럼] 전관예우는 편파수사, 편파판결의 양 날개다."개혁은 국민의 양심을 수렴해 정의가 실현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 김종훈 칼럼리스트
  • 승인 2021.01.05 10:26
  •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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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훈 박사(서경대학교 나노융합공학과 학과장)
[일간투데이 김종훈 칼럼리스트] 전관예우는 처벌을 가볍게 하는 쪽으로, 괘씸죄는 처벌을 무겁게 하는 쪽으로 판단의 추를 기울게 하는 편파수사, 편파판결의 양 날개다.

전관예우의 문제는 입법을 통한 해결 방법이 모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권력에 의한 편파를 막으려면 수사와 판결에 인용되는 모든 문건이 공개되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국민들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말이다.

사법 주체의 판단부터 거론하자면 법적 판단이 가져야 하는 눈높이도, 양심의 수준도 수렴되어야 하는 지향점은 정확히 일반 국민의 상식이다.

전국 모의고사 날이면 재수학원 특수반 친구 몇이 모여 밤늦게까지 문이과 공통과목 풀이를 했다. 후에 바른 취재를 하다 많은 고생을 한 공중파 PD 친구도, 율사가 된 친구도 있는 쟁쟁한 문과생들을 제치고 국어과목 풀이를 도맡은 이유가 있다.

고등학교 입학해서 처음 치른 전국 모의고사 국어 50문항 중 하나 틀린 등수가 전국 2등이었다. 그 후로 국어 과목은 난이도와 상관없이 꾸준히 좋은 성적을 기록한 덕분이기도 했지만, 재수생활 동안 거의 만점에 가까운 국어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뭇 달랐다.

대다수 학생들이 틀리는 고난이도 문제는 선택해야 하는 마지막 보기 둘 중 두뇌가 느끼기에 훨씬 맛있는 보기를 답으로 적으면 틀리는 문제들이다. 마지막 선택의 순간에 더 답일 것 같은 보기를 고르지 않는 이유를 적을 수 있으면 그 문제를 맞힐 수 있다.

자, 이 모의고사가 끝나면 국어과목에 대한 해설을 해야 한다. 친구들이 왜 이 보기를 답으로 선택했는지 묻는다면 “나는 본문의 이 부분 때문에 이 보기를 답으로 선택했다.”고 문제 풀이를 해 줄 근거가 되는 본문에 밑줄을 쫙 긋고 답안을 결정했다.

출제 선생님들이 파 놓은 맛있는 답안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상식선에서 답이라고 동의할 만한 근거를 찾았던 것이다. ‘친구들에게 문제 풀이를 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어릴 적 두 번째 박사학위를 할 것인가, 그 시간에 사법고시를 준비할 것인가 고민했던 적이 있다. 영어는 따로 공부할 필요가 없어서 6개월 간 하루 13시간 반 공부로 사시 전 과목 1회독을 하고 보니 적성에 맞지 않고, 너무 힘든 공부여서 훨씬 재미있는 생명공학 분야로 두 번째 박사학위를 하게 되었다.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는 법적 판단의 대원칙은 민사의 ‘신의성실의 원칙’, 형사의 ‘죄형법정주의’다. 엄격하고 공명정대한 법적용의 기본인데, 요즘은 신의성실을 다하면 바보소리를 듣고, 어떤 방식으로든 재판에 연루된 사람들은 죄형법정주의가 아니라 죄형권력주의나 죄형괘씸주의가 재판을 좌우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이런 걱정은 국민정서의 맨 밑바닥에 앙금처럼 가라앉아 단단한 퇴적암이 된 지 오래다. 일례로, 요즘 대학생들의 경우 자신이 지원하려는 대기업이나 기관에 대한 비판적 댓글 다는 것을 극도로 삼가 한다.

혹시 소셜미디어에 올린 자신의 글이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법정에 가기도 전에 판결이 끝나는 괘씸죄를 두려워해서다.

하물며 법정에 서는 사람들은 어떠하겠는가, 자신의 태도가 검사님이나 판사님들의 심기에 거슬리지는 않을 지 걱정하는 것이 당연 시 되었다. 특히 정치적 사안의 경우는 여론과 권력, 괘씸죄의 연쇄반응이 사법적 판단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생각되어진 지 오래다.

필자가 모의고사 국어문제 답안을 고를 때 그 답안에 대해 누군가 물으면 대답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좀 더 나은 답안을 만든 것처럼, 사법 처리 단계 별 문건의 공개는 그 문건을 작성하는 분들이 내용을 확인하는 불특정 국민들의 양심에 수렴하는 판단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국민참여재판의 형식으로 배심재판이 폭넓게 자리 잡아 가고 있는데, 사법부의 문서에 일반 국민은 접근할 수 없다는 생각은 버려야 할 때다.

한편, 우리가 죄형권력주의나 죄형괘씸주의를 걱정하게 만드는 여론-권력-괘씸죄 사이의 사슬반응구조에 언론이 깊이 관여되어 있다. 언론이 권력과 소통하면 권력의 주체가 가진 괘씸을 정당화시켜주는 여론의 쉬프트를 기꺼이 감당한다.

우리가 가진 정치적 성향이 보수와 중도, 진보를 떠나 누구든 최근에 벌어지는 법적 판단, 언론의 보도가 일반인이 생각하는 수준과 많이 다른 것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따라서 가짜뉴스, 허위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관련 입법이 되었지만, 언론 3단체의 의견처럼 “악의적 가짜뉴스라는 모호한 잣대로 언론에 징벌적 처벌을 가하겠다는 것은 민주 국가 정부의 발상이라고 믿기 힘들다”는 우려도 귀담아들을 만하다.

악의적 보도의 결과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보다, 기사에 첨부된 취재과정 공개로 신뢰할 만한 기사와 강남 김과장류 소설을 구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야 쓸데없이 낭비되는 국민감정과 증거 없이 증폭된 혐오가 죄형법정주의 원칙의 관습법 금지, 증거재판주의, 유추해석 금지의 원칙, 적정성의 원칙을 좌지우지하지 않게 될 것이다.

국가 과제를 수행하고 나서도 개발과정이 제대로 정리된 연구노트가 필요하고, 사법적 판단과 관련된 문서의 공개도 정보산업의 발달에 따라 빛의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때에 언론의 보도가 6하 원칙을 기반으로 하는 사실 보도이면, 기사는 업로드 이전에 실제 취재 여부 증거를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개된 상태로 첨부하여 해당 보도가 단순한 보도자료의 취합이나 받아쓰기가 아닌 것을 확증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밀실 정치를 없애려면 밀실에 창문을 내어 빛을 들이고, 등을 달아 안을 밝히고, 암호키 암호를 공개하고, CCTV를 달아 누가 드나들고 무엇을 하는지 녹화해야 한다. 단번에 밀실을 철거하는 일은 밀실 안 사람들의 반발을 부를 뿐이다.

소한과 대한 사이 추운 날씨가 매일 1, 2도 씩 오르내리다 결국 봄이 오는 것처럼 개혁은 국민이 반대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금씩 국민 양심을 수렴해 정의가 실현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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