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회사인 셀트리온, GC녹십자, 대웅제약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혈장 치료제 출시에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 제약회사가 목표로 하는 임상 3상 이전에 치료목적의 긴급 사용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는 소식이라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치료제 개발에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셀트리온이 오는 13일 코로나 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 임상 2상 시험 결과를 공개한다고 한다. 최초라는 소식이고 보면 백신에 뒤처진 국내 제약업계의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의 글로벌 임상 2상을 완료한 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다고 한다. 셀트리온 측은 ‘렉키로나주’가 국내외 전문가로부터 코로나 19 치료제로서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을 인정받을 만한 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밝힌 만큼 치료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렉키로나주’는 임상 2상은 우리나라와 루마니아, 스페인, 미국에서 총 327명의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 19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지난해 11월 25일 최종 투약을 완료하고 12월 29일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조건부 허가와는 별개로 셀트리온은 전 세계 10여 개 국가에서 코로나 19 항체치료제의 임상 3상에도 시도한다고 한다.

코로나 19 혈장치료제 개발 협업 제약사 협의체인 얼라이언스에 가입한 GC녹십자도 지난해 12월 31일 코로나 19 혈장치료제의 임상 2상 시험 환자 등록과 투약을 모두 마쳐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신청한다고 한다. 1분기 이내에 시험 환자에 대한 데이터값이 나오면 이를 근거로 의료현장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 혈장을 공여하겠다고 등록한 코로나 19 완치자 6천538명 중 4천126명이 채혈을 완료하는 등 혈장 수급도 원활한 상태라고 하니 물량 확보에도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완치자들의 채혈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초기 혈장 확보의 어려움이 해소된 데는 이들 완치자의 헌혈 덕분이다. GC녹십자는 코로나 19 혈장치료제는 이미 의료현장에서 일부 환자들에 실제로 처방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5일까지 식약처로부터 총 30건의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의 경우 중증 코로나 19 환자를 대상으로 자사 제품인 ‘호이스타정’과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를 병용해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3상 시험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고 한다.

얼라이언스는 글로벌 혈액제제 기업들이 코로나 19 혈장치료제 개발을 목적으로 결성한 협의체이다. 이들 기업은 회복기 환자의 혈장, 임상 데이터, 전문 지식, 인력 자원 등을 공유해 치료제를 완성하고, 이 치료제를 공동 브랜드를 통해 판매한다고 한다. 이 협의체에는 GC녹십자뿐만 아니라 BPL(영국), CSL(호주), 다케다(일본), 바이오테스트(독일), 옥타파마(스위스) 등 글로벌 상위 10위 혈액제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혈장 치료제는 코로나 19 이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에볼라바이러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의 감염병을 치료하는 데도 사용했다고 한다. 이 치료법을 코로나 19 치료를 위한 전 세계 제약업계가 임상시험에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업체들이 이달 중 의미 있는 성과를 발표한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방역 당국이 발표한 확진자와 격리해제 그리고 사망자 통계를 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격리해제는 증가하고 있고 사망자는 확진자에 비해 많지 않다는 점도 국내 제약 및 의료계의 투혼이라고 할 수 있다.

식약처가 다른 치료 수단이 없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환자 등의 치료를 위해 허가받지 않은 임상시험용 의약품이더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치료목적 사용승인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만큼 탄력적으로 적용해 국내 제약업계의 치열한 치료제 개발과 출시에 힘을 보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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