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올해로 집권 5년 차를 맞아 11일 새해 국정 구상을 담은 신년사를 밝혔다. “2021년은 우리 국민에게 ‘회복의 해’, ‘포용의 해’, ‘도약의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정례적인 신년사지만 5년 임기를 매듭짓는 한해라는 점에서 남다른 소회와 구상을 담았다. 집권 후반기인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라는 복병을 만나 견디기 힘든 한해였고, 올해도 그 연장 선상에서 정책의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정책의 선택 폭은 좁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의 신년사 기조는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일상의 회복이라는 메시지를 내놨다. 코로나 19가 빼앗아간 마스크 없는 일상과 대면의 일상으로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전 국민에게 코로나 19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 19로 단절된 일상의 회복은 우리에게 이전에 몰랐던 소중한 가치임을 일깨워줬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1년 신년사’ 모두에서 “새해는 분명히 다른 해가 될 것이다. 우리는 함께 코로나를 이겨낼 것”이라고 밝힌 점도 코로나 19로부터 일상의 회복을 다짐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와의 기나긴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라며 “생명과 안전이 여전히 위협받고, 유례없는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상의 상실로 겪는 아픔도 계속되고 있다”라고 코로나 19가 준 충격을 이겨내자는 소망을 담았다.

문 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 폭등에 따른 주거문제에 송구하다는 뜻과 함께 다양한 주택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한 점도 일상의 회복이라고 볼 수 있다. 평생 일해도 모을 수 없는 돈을 지난 4년간 아파트 가격 폭등으로 벌어들인 부동산 광풍은 뼈아픈 정책의 실패라 할 수 있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그리고 민생의 주거안정이라는 차원에서 풀고 가야 할 과제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싶다. 어느 정권이든 국민의 최소한의 의식주만큼은 안정시키는 정책을 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주거문제가 국민 간 양극화의 불씨가 돼서는 더더욱 맞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 19로 경제 양극화가 확대된 마당에 집권 5년 동안 다소 미흡했던 점을 추스르는 화두로 회복, 포용 그리고 도약을 다짐한 만큼 신년사가 구호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문 대통령 집권 첫 신년사라 할 수 있는 2년 차인 지난 2018년 1월 10일 신년사의 키워드가 일자리, 평화, 개헌, 외교·안보 등이었다면 집권 5년 차에는 이를 추스르는 회복, 포용 그리고 도약은 순전히 코로나 19를 이겨내서 일상으로 회복하자는 주문이라고 볼 수 있다. 코로나 19는 양질의 일자리는커녕 자영업을 포함한 소상공인들을 벼랑 끝으로 몰았고, 남북 평화공존의 로드맵을 상징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역시 국경봉쇄로 한 발짝도 진전을 보지 못했다. 다행히 민생과 권력기관 분산 제도보안 입법에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에 힘입어 지난해 마무리했던 점은 집권 말년 차 짐을 덜었다고 볼 수 있다.

짐을 던 만큼 그 힘으로 포용과 도약을 위한 구상에 전념하기를 바란다. 크게 보면 민생과 남북평화공존만큼 우리 앞에 놓인 우선 선택의 것은 없다. 코로나 19 백신이 다음 달부터 접종하게 된다 해도 이는 겨우 일상회복을 위한 수단이지 지난 1년간 닫힌 민생의 문을 열게 할 수는 없다. 예산을 적기에 선 투입해서 신속한 회복을 도와야 한다. 올해는 남북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지 30년이 되는 해이고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에 발맞추어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한편 멈춰있는 북미대화와 남북대화에서 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만큼 이 분야에서도 한 발 더 도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한반도 평화의 주체는 남북이고 그 동력은 대화와 상생 협력이라는 기조를 북한 측과 끊임없이 대화를 통한 실천으로 마무리하는 한해이기를 기대한다. 군대에서 제대를 얼마 앞둔 병장이 지켜야 할 수칙이 있다. 떨어지는 낙엽도 피해가라는 말이다. 만기 제대를 하려면 만사를 조심해서 하라는 은어 아닌 은어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 앞에 놓인 집권 5년 차는 국내외 정치 경제 특히 코로나 19라는 변수들이 피할 수 없는 과제라는 점에서 인기에 영합하지 않는 정면돌파를 주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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