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제46대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 일성으로 “미국이 위기와 도전의 순간을 맞고 있다”라면서 "통합이 전진의 길"이라며 화합과 단결을 호소했다. 축하는 하지만 그 위기와 도전은 미국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점을 먼저 말하고 싶다. 누가 뭐라 해도 지난 100년 동안 미국은 그만의 세계였다. 오로지 미국만을 위해서 존재한 것처럼 비쳤다. 민주주의라는 이념을 앞세워 세계를 무대로 흑과 백이라는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며 미국 우선주의에 취해있었다. 적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이전까지는 그랬다.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는 그런 이념과 종교 그리고 국가는 무엇인가를 다시 물었다. 코로나 19는 봉쇄와 입을 다물라고 주문했다. 하늘과 바닷길을 막았고 마스크로 입을 다물게 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낙마시켰다. 코로나 19와 대응하는데 미국 우선주의는 통하지 않았다.

코로나 19로 인류가 위기와 도전의 순간을 맞을 때 미국의 모습은 초라했다. 네 탓을 했다. 마스크를 쓰는 대신에 중국 탓이라고 했다. 우리가 배웠던 미국의 모습은 아니었다. 코로나 19는 미국이 늘 타인, 타국 탓으로 돌렸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인류가 지구라는 행성에 공존하는 동안 수많은 바이러스와 전쟁에 휩쓸리면서도 재건해온 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주문한 화합과 단결의 힘이었다. 미국을 지탱하고 있는 그 구성원에게서도 알 수 있다. 다민족, 다문화가 용광로 속에 함께 어우러져 새로운 미국을 탄생시킨 것이다.

코로나 19는 미국 우선주의를 단호히 거부했다. 코로나 19의 역습이었다. 전염병은 인류가 함께 대응하고 공조해서 극복해야 한다는 경고를 한 셈이다. 코로나 19는 미국이 세계 평화를 위한다고 벌였던 2차 세계대전 때 희생된 미군보다 더 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40만 명이 넘는 사망자 외에 앞으로 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코로나 19로 인해 희생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 무거운 짐을 안고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이 취임했다. 그것도 코로나 19 첫 희생자가 발생한 1주년에. 인류가 극복해야 할 것은 이념도 종교도 아니라 생존을 위한 화합과 단결이라는 것을 코로나 19가 던진 화두였다.

코로나 19는 지위고하, 남녀노소, 이념과 종교 그리고 국경을 가리지 않았다. 인류가 초고속으로 연결된 소위 4차산업혁명을 열겠다고 경쟁하는 사이 코로나 19 바이러스도 함께 전 세계와 연결됐다. 너와 나는 다름이 아니라 하나 속에 살고 있다는 물음을 던진 것이다. 미국이 국제사회와 등질 때 어떤 시련이 닥친다는 것을 코로나 19가 답을 했다고 본다. 파리기후협약, 세계보건기구(WHO) 등 미국이 중심역할을 해야 할 곳에 미국은 없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과 함께 다시 돌아왔다는 소식은 미국이 세계와 공존의 길로 함께 하겠다는 신호탄으로 본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이 특정 국가와 대결의 구도로 가기 위해 동맹과 연맹을 구축할 때 세계는 보이지 않는 신음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평생을 정치, 외교를 통한 국제정치의 중심에서 활약했고 수많은 역경을 딛고 세 번째 도전 끝에 미국 대통령으로 올라섰다. 그런 만큼 누구보다도 더 현 세계질서에 대한 해답을 꿰뚫고 있으리라고 본다. 그런 면에서 현재 맞이하고 있는 위기와 도전의 순간은 미국만이 아니라 인류가 함께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그 과제를 풀어가는 길에 미국이 앞장서야 할 길이다. 그 길이 전진의 길이다.

남북 평화 공존의 길이 그렇고 미·중 갈등의 해소 길이 그렇다. 그 중심에 미국이 있기 때문이다. 동맹은 공존을 함의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미국을 맹방으로 여기지만 북한이나 중국과도 그리고 세계와 함께 해야 할 공존의 국가들이다.

우리는 큰 형의 역할은 화합과 수습이지 협박과 으름장이 아니라는 것을 보고 싶다. 숱한 시련을 넘고 넘어 세계 큰 형으로 돌아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대에 진정한 큰 형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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