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범위 확대·재취업지원금 상승 영향
시중은행 다섯곳, 연말연초 2500명 퇴사

▲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로 KB국민은행에서 연초 임금피크 전환·예정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희망퇴직으로 800명의 직원이 퇴사했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남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국민취업지원제도 관련 안내문을 읽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KB국민은행에서 연초 임금피크 전환·예정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희망퇴직으로 800명의 직원이 퇴사했다. 이로써 지난 연말연초 시중은행 5곳에서만 2500명에 달하는 인원이 짐을 쌌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특별퇴직을 정례화하고 매년 12월에서 이듬해 1월에 직원들을 내보낸 데 따른 것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에서 지난달 30일부로 총 800명의 직원이 희망퇴직을 했다. 이는 지난해 임금피크제 희망퇴직(462명) 규모의 1.7배 수준이다. 2019년(613명), 2018년(407명)과 비교해도 크게 늘어난 규모다.

올해 희망퇴직은 지난해보다 대상 인원과 범위가 확대되면서 퇴직 인원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희망퇴직 대상자는 1965년생부터 1973년생까지로, 지난해 1964~1967년생을 대상으로 했던 것보다 범위가 크게 넓어졌다.

희망퇴직자에게는 23∼25개월치 급여와 함께 학자금(학기당 350만원·최대 8학기) 또는 재취업지원금(최대 3400만원)을 지급했다. 또 건강검진 지원(본인과 배우자), 퇴직 1년 이후 재고용(계약직) 기회 부여 등의 혜택도 제공했다. 올해 희망퇴직 조건은 전년과 거의 같았으나 재취업지원금만 전년보다 600만원 늘어났다.

비대면 금융 확대로 은행에 필요한 인원은 줄어들었지만 퇴사자의 재취업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해마다 더 좋은 퇴직 조건을 걸거나 대상 연령을 넓히는 방법으로 특별퇴직을 진행하는 추세다.

주요 은행들이 최대 3년치 임금에 학자금·전직지원금 등 후한 조건을 제시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고용대란 속에서도 퇴직하겠다고 손을 든 인원이 예년보다 대체로 늘어났다.

앞서 지난해 12월과 1월에 희망퇴직을 마무리한 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4개 시중은행에서는 약 1천700명이 짐을 쌌다. 가장 먼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던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지난해 12월 말에 각각 511명, 496명이 퇴사했다. 우리은행은 1월 말 468명이 희망퇴직을 했고 신한은행에서도 지난달 말 220여명이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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