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안정성 높은 저축성 보험↑
손해보험 방카슈랑스 실적, 전년比 2.1%↑ 저조

▲ 2018∼2020년 생명보험 방카슈랑스 채널 초회보험료 수입(단위, 백만원). 자료=생명보험협회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지난해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상대적으로 안정성 높은 은행권의 생명보험 판매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 일반계정(변액보험, 퇴직연금 제외) 초회보험료 수입 가운데 은행을 통한 판매, 즉 방카슈랑스 채널의 실적은 6조1947억원으로 1년만에 42.6% 급증했다.

은행 창구에서 팔린 보험상품의 특정 회사 비중을 25% 이내로 제한하는 규정, 이른바 '방카 25% 룰'의 예외를 적용받는 데 따라 농협 창구에서 무제한으로 판매할 수 있는 NH농협생명을 제외하면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증가율은 51.6%로 더 높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수입은 1년전보다 131.9% 급증한 2조5192억원에 달했다. 미래에셋생명과 라이나생명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증가율도 각각 179.1%와 123.4%를 기록했다. 기존에 방카슈랑스 비중이 미미한 수준이던 KDB생명과 KB생명도 본격적으로 은행을 통한 판매를 늘리며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수입이 각각 52배와 10배로 폭증했다.

방카슈랑스 경로(채널)를 통한 생명보험 가입자 증가는 지난해 생명보험사의 실적 개선에 큰 보탬이 됐다. 특히 방카슈랑스로 팔리는 저축성 보험은 보험료를 가입할 때 일시에 납입하는 형태가 많기 때문에 초회보험료 수입 중 방카슈랑스의 비중이 과반인 생보사가 적지 않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초회보험료 수입 중 방카슈랑스는 82.0%에 달했다. 한화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이 비율이 각각 69/6%와 79.9%로 집계됐다.

지난해 생명보험 각사의 방카슈랑스 판매가 대폭 늘어난 것은 라임·옵티머스 환매중단 사태로 은행이 사모펀드 판매를 기피하는 대신 보험 판매를 늘렸기 때문이라는 업계 분석이다.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소비자와 금융당국의 불신과 우려가 커진 펀드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저축성 보험으로 은행이 눈을 돌린 결과 방카슈랑스 판매가 많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손해보험업계는 방카슈랑스로 생보업계만큼 재미를 보지 못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손해보험사의 방카슈랑스 보험료 수입, 즉 원수보험료(퇴직연금 특별계정 포함)는 5조7254억원으로 1년 전보다 2.1% 느는 데 그쳤다. 방카 25% 룰 예외를 적용받는 NH농협손해보험을 제외한 손해보험사의 방카슈랑스 원수보험료는 2조9168억원에서 2조5855억원으로 되려 감소했다(-11.4%).

방카슈랑스로 많이 팔리는 보험 상품은 은행 상품과 유사한 저축성 보험으로, 생명보험의 주력 상품이다. 지난해 5대 주요 손해보험사(삼성, KB, 현대, DB, 메리츠)의 방카슈랑스 원수보험료는 2019년보다 13.3∼26.0% 줄어들었다. 일부 손해보험사는 방카슈랑스 실적 부진에 사업부를 통폐합하는 방안까지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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