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건설산업팀 구성헌 기자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이후 변화의 바람이 그칠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지난 달 말 김중겸 전 사장이 갑작스레 퇴임한 이후 현대차그룹은 발빠르게 후임사장으로 현 현대엠코 정수현 사장을 임명하고 현대차그룹 색깔 입히기에 나섰다.

정 사장이 현대엠코 사장으로 취임한 지 한달 보름만에 전격적으로 현대건설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만 보더라도 현대차그룹이 정 사장에게 거는 기대를 읽을 수 있다. 정 사장은 앞으로 김창희 현대건설 부회장을 보좌해 국내외 토목, 건축 사업의 실무를 맡을 전망이다.

1975년 현대건설에 입사 후 2009년 건축사업본부장(부사장)을 역임하기까지 현대건설에서만 35년간 국내·외 건설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고 현대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인 ‘힐 스테이트’의 전성기를 구현하는 등 건설전문가로서의 업계 내외의 평가 역시 후하다.

현대건설 역시 2009년 시공능력평가 순위 1위를 되찾은 뒤 계속해서 월등한 실적을 거두고 있고 비어있던 주인자리까지 채워지며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건설회사가 될 것이라는 것 역시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건설시장 환경은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국내 건설시장의 어려움은 제쳐두더라도 현대건설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해외시장에서도 부진하며 1분기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무려 72%나 급감했다.

지난 해 UAE원전 수주의 영향이 있다고 하지만 지나친 감소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신임 정수현 사장은 실력을 보여야 하는 부담감을 짊어지게 됐다.

특히 무엇보다 현대차그룹이라는 새 주인을 맞아 현대건설에 현대차그룹의 색깔을 입히고 화학적인 결합을 일궈야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정수현 사장의 행보에 건설업계를 비롯한 각계의 시선이 쏟아지는 이유다. 현대건설이 목표로 하는 글로벌 건설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발걸음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국내외 건설시장과 회사 내외를 아우르는 혜안과 지혜를 정수현 사장에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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