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감수성 결핍”...이재명 “겉과 속이 다른 것”

▲ 19일 오후 광주 남구 광주MBC 공개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낙연 예비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때 아닌 ‘수박’ 논쟁이 벌어졌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을 반박하면서 “저에게 공영개발 포기하라고 넌지시 압력 가하던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란 표현을 썼다.

이에 대해 이낙연 후보 측은 이재명 후보가 호남을 비하했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후보는 “감수성의 결핍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낙연 후보는 수박 표현에 대해 “호남 비하 언어라고 지적되고 있다”며 “그런데 그게 아니다고 말씀하고 있던데, 그러나 그럴 때는 받는 사람이 어떻게 느끼는가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걸 감수성이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호남인들이 싫어하는 말이라면 일부러 쓰지 않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그래서 쓰지 말아 달라는 얘기했을 텐데 또 그걸 굳이 썼다. 감수성의 결핍 아닌가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이낙연 후보는 호남 경선에 대해 “우선 이겨야 한다. 숫자로 말하기에는 제가 도리가 아닌 것 같고 최대한 많이 이겨야 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호남 민심은 많이 따뜻한 것 같다. 저에 대해서, 그리고 여러 여론조사 지표상에서도 그렇게 나타나고 있다”며 “8~9%p 정도 제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니까 그걸 어떻게 실제 표로 연결할 것인가, 또 실제는 여론조사보다 많은 격차 났으면 좋겠는데 욕심대로 될지 기대는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19일 오후 광주 남구 광주MBC 공개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재명 예비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이재명 후보는 “겉과 속이 다르다고 일상적으로 쓰는 용어인데 그렇게까지 해석해가면서 공격할 필요가 있냐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또한 “겉과 속이 다른 예로 말한 것을 문맥으로 다 알 수 있는데 그것만 똑 떼어서 다른 의미가 있는 것처럼 하는 것은 별로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질타했다.

한편, 추미애 후보는 “호남이나 특정지역을 비하한다는 주장은 어처구니가 없다”면서 이재명 후보를 옹호했다.

추 후보는 “개혁을 실천하지 않는 것에 좌절한 지지자들이 민주당에 실망했다는 표현을 겉 다르고 속 다르다는 수박에 비유한 것으로 안다”고 규정했다.

추 후보는 “실제 왜 그런 비판을 받고 있는지조차도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지세력을, 당신들을 뽑아준 사람들을 대의를 하지 못하고, 대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수박 용어는 일베에서 수박은 5·18 당시 머리에서 피를 흘리는 광주 시민을 조롱하는 의미로 사용돼 왔다. 2015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얼굴에 수박을 합성한 사진이 올라와 논란이 일은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일베에서는 수박 용어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베 내에서도 수박 용어가 호남을 비하한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도 몰랐다”는 반응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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