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 '피크 아웃'…부품 부족·물류대란 등 영향
삼성·SK하이닉스, "5G 등 새로운 수요처 창출·확대, 위기 타개"

▲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공장. 사진=삼성전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올해 4분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어두운 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가 정점을 찍고 하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공급측면에서 최근 글로벌 시장으로 번지는 부품 공급망 불안과 물류대란 등으로 4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단기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은 5G(5세대 이동통신) 등 새로운 수요처 창출 및 확대로 위기를 타개한다는 구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지난달 말 실적 컨퍼런스콜(경영설명회)에서 올해 9∼11월 실적 가이던스로 매출 74억5000만∼78억5000만달러, 영업이익 25억4000만∼28억3000만달러를 제시했다. 매출·영업이익 모두 시장의 예측치(컨센서스)를 8% 이상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당초 반도체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특수가 올해 4분기 '피크아웃(peak out·정점을 찍고 하강)'하며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덕에 증가했던 노트북·크롬북 등 PC부터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마이크론은 여기에다 공급망 불안에 따른 부품 부족을 매출·수익 감소의 또 다른 이유로 꼽았다. 일부 PC 생산 기업들이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완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자사가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메모리인 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 등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생산 비중이 미미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마이크론은 컨퍼런스콜에서 앞으로 IC(Integrated Chip) 부품 부족으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반도체 주요 수요처인 스마트폰 등의 생산도 차질을 빚는 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앞서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의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스마트폰 생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하반기 히트 상품인 '갤럭시 플립3' 등 폴더블폰 공급에 문제가 생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의 전력난까지 겹쳤다. 애플 제품과 부품 등을 생산·조립하는 중국내 기업들이 전력난으로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되면서 완제품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해외 물류 시장 불안도 공급망 충격을 가중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용 증가, 컨테이너선 부족 등 불안한 물류 시장 등으로 산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IT·가전 등 완제품 공급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는 결국 핵심 부품인 반도체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업계는 우려한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D램 가격이 최대 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변동 없거나 소폭 상승하겠지만 최근 전력관리반도체(PMIC), 컨트롤러 IC 등 핵심부품 수급 차질로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문제는 비메모리 반도체와 부품 부족 이슈는 단기간 내 해결이 어려워 반도체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가는 올해 4분기 D램 등 메모리 가격이 하락해 내년 상반기까지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아직은 낙관적 전망을 견지한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달 28일 '반도체 연대·협력 협의체' 출범식에서 "5G 확대와 신규 CPU(중앙처리장치) 출시, 기업용 SSD 확대로 메모리 수요는 내년까지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중국 전력난으로 인한 중국 공장 가동에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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