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측 “결선투표 선언해야”...이재명 측 “다른 해석 없어”

▲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이낙연 경선 후보와 함께 경선 결과를 듣고 있다. 2021.10.10 [국회사진기자단]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가운데 정세균·김두관 후보의 중도 사퇴 무효표를 놓고 이낙연 캠프와 이재명 캠프의 신경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과연 원팀을 꾸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낙연 캠프 홍영표 공동선대위원장은 “원팀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이 문제는 원칙에 따라 조속히 수습해야 한다”면서 결선투표를 선언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캠프 홍영표 공동선대위원장 등 캠프 의원들이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와 지도부의 경선 결과 발표는 명백히 당헌·당규에 위배된다”며 “지도부는 즉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당헌·당규 위반을 바로잡는 절차를 하루빨리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1.10.11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50.29%로 대선 후보가 됐지만 이낙연 후보는 39.14%로 경선 승복을 하지 않았다.

특히 이낙연 캠프는 “경선 무효표 처리에 대한 이의 제기를 규정된 절차에 따라 당 선관위에 공식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정세균·김두관 후보가 중도 사퇴를 하면서 무효표가 처리가 됐는데 무효표가 처리되지 않았다면 과반을 달성할 수 없었다는 것이 이낙연 캠프 주장이다.

홍 위원장은 “결선 투표를 해서 누가 돼도 좋다. 그러나 이렇게 절차적인 하자, 또 많은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이 문제가 납득이 안 되지 않을까 한다”고 언급했다.

만약 이의 제기가 당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위헌 제청 같은 법률적 조치에 대해서는 “저희로서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서라도 결선 투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경선 불복에 대해서는 “불복은 법률이나 규정에 따라 절차상의 어떤 흠결도 없이 결과가 나왔는데 그것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은 경선 불복”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청와대가 이재명 후보에게 축하인사를 건넨 것에 대해 “청와대가 이 복잡한 상황을 어떻게 알겠나. 청와대 인사하고 이 문제하고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1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1.10.11 [공동취재]

반면 이재명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인 박주민 의원은 “이의 제기하실 수 있지만 당으로서도 어떤 다른 해석의 여지는 없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다”면서 이낙연 캠프가 이의제기를 해도 결과가 뒤집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박 의원은 “저희들이 좀 찾아보니까 2012년도 경선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더라.면서 “그때도 중도 사퇴하신 분들이 ‘얻었던 표를 무효로 하면 모수가 작아지면서 결선 투표 없이 후보가 결정되는 것 아니냐’고 문제 제기를 했었는데, 그때도 지금과 같은 방식(무효표)으로 처리가 됐더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작년 8월이었는데, 특별 당규로 다시 ‘(사퇴 시) 무효표로 한다.는 그 규정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법원에 문제 제기를 한다는 이낙연 캠프의 주장에 대해 “그럴 가능성도 있을 수는 있겠다”며 “그 경우 당이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법원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의 과정도 굉장히 혼란스러울 테고, 법원의 결정이 있은 뒤에도 또 굉장히 혼란스러울 수 있을 것 같다”며 “법원에 문제 제기하는 것까지는 안 가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가 무효표 처리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면서 사실상 경선 불복을 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 원팀의 가능성은 점차 옅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송영길 대표는 “우리 당은 어제(10일) 이재명 후보를 20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 발표했고, 제가 추천서를 전달했다”면서 이낙연 캠프의 이의 제기를 사실상 거부했다.

송 대표는 “대한민국이 헌법에 따라 운영되는 것처럼 대한민국 집권여당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운영된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이 당헌당규는 제가 당 대표일 때 만든 것이 아니고, 이해찬 전 대표 때 만들어져서 지난해 8월 이낙연 전 대표를 선출하던 전당대회 때 통과된 특별 당규”라며 “이 전 대표를 선출하면서 같이 전 당원 투표에 의해 통과된 특별당규에 근거해 대통령선거가 진행됐다”면서 이의 제기를 수용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재명 후보 역시 경선 결과와 관련한 이낙연 전 대표 측의 이의제기와 관련, "상식과 원칙, 당헌·당규에 따라 우리 당에서 잘 처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거 같지만 실제는 국민이 한다. 정치는 물 위에 떠있는 배와 같은 것으로 왕조시대의 왕도 백성을 두려워했다"면서 "더구나 국민 주권국가에서 정치는 우리 국민이 하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의 뜻을, 주권자의 의지를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그는 이날 첫 일정으로 서울이 아닌 대전에 있는 현충원을 참배한 것과 관련,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중요한 길은 공정한 사회"라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공정해야 하지만 지역과 지역 간의 불공정·불균형이 없는 균형 잡힌 나라가 이 나라의 미래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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