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등 중동시장 다시금 활기 예상…시장다변화 시급

▲ 현대건설이 지은 이란 사우스파 플랜트 건설현장.
그간 중동 및 아프리카에서 불거진 여러 정치불안 요소가 사라지면서 소강상태였던 해외건설이 다시금 기지개를 켜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건설사의 수주 텃밭인 중동지역이 강세를 보이면서 올해 당초 목표인 600억불을 달성할 수 있을 지가 주목된다.

2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달 현재 국내건설업체의 해외건설 수주액(계약금액)은 442억5000만 달러다. 4분기 들어 중동·아시아 등에서 해외수주가 본격화되고 있어 올 수주목표액인 600억 달러 달성이 점쳐진다.

전통적인 수주텃밭인 중동지역이 강세다. 중동 수주액은 272억 달러로 현 수주액의 60%를 넘었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UAE 슈웨이핫 S3발전소(11억3000만달러), 오만 수르 발전소(6억5000만달러) 등을 포함해 중동에서만 18억8000만 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한화건설과 STX중공업 등은 이라크에서 올해만 32억 달러를 수주했다. 발전소·주택·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이 본격화되고 있어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특히 4분기 이라크를 중심으로 대규모 발주가 예상돼 중동 수주 300억 달러는 무난히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이라크 건설시장 등 중동지역이 제2의 해외건설 황금기를 이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시아와 중남미 지역에서의 공사 수주도 상승세다. 아시아 지역은 현재까지 134억5000만 달러를 수주해 지난해(111억1000만 달러) 실적을 넘었다. 중남미 지역에서도 15억3000만 달러를 수주해 지난해 실적(15억 달러)을 초과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이라크, UAE 등 중동지역 공사 발주 물량 증가로 수주 실적이 오르고 있다"며 "수익률이 높은 발전플랜트 사업이 많아 든든한 먹을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건설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며 건설사들 수주규모도 늘었다. 대림산업은 최근 20억 달러 규모의 필리핀 페트론사 정유공장 증설공사를 수주하며 올해 57억 달러의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삼성물산도 21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공사를 포함해 45억8000만 달러의 해외공사를 수주했다. 대우건설 역시 UAE 발전소, 오만 수르 발전소를 포함해 28억 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대우건설 측은 알제리 젠젠 컨테이너 터미널을 시작으로 4분기 수주도 안정세라 올 해외수주 목표인 5조8200억원 초과달성도 점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쾌조 행진을 보이고 있는 해외시장에서 여전히 중동지역에 수주 물량이 쏠리고 있는 현상은 다시금 제기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지난해 중동에서 올린 수주고는 466억 달러다. 당시 186억 달러 규모의 UAE 원자력 발전소 물량이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올 중동 수주 목표인 300억 달러는 리스크가 있다는 분석이다. 불안정한 재원조달, 정국 불안에 따른 치안 문제 등이 겹칠 경우 시장 편식이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해외건설이 안정세에 있는 일은 반길만하지만 중동 일변도의 해외시장 진출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위험요소가 있다"며 "유가하락 등이 겹칠 경우 피해가 고스란히 건설사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프리카, 아시아 등에서 해외수주 비율을 높이는 한편 상대적으로 진출이 미흡했던 선진 해외건설 시장을 개척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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