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는 던져졌다. 13일간의 재보궐 선거운동기간이 끝나고 27일 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았다.


지난 13일간 맞고발을 불사하며 사활을 건 선거운동을 치러낸 여야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표심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재보선은 내년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앞둔 마지막 전국단위 선거로, 내년에 치러질 총선과 대선은 물론 여야 권력지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여권의 유력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재오 특임장관, 야권의 유력대선 후보인 민주당 손학규 대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의 입지 역시 재보선 결과에 따라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이 강원지사 선거, 경기 성남 분당을, 경남 김해을 3곳 중 2곳 이상에서 승리할 경우 공무원 선거 중립 의무 위반 논란에 휩싸여가며 재보선을 진두지휘한 이재오 특임장관의 입지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당내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조기 전당대회설이 추동력을 잃고 현직 당 대표인 안상수 대표를 중심으로 한 화합과 쇄신론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

안 대표는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변화와 쇄신에 더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조만간 당의 뉴비전 플랜을 발표하고 보다 젊고 활기찬 정당,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중도 보수세력으로서의 새로운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가 추진하는 뉴비전 플랜은 현재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좌측으로 한 클릭 옮기는 것으로, 총선 공천과 대선 경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플랜이 구체화될 경우 당내 당내 친이재오계, 친이상득계, 친박근혜계간의 세력 다툼이 더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

반면 한나라당이 재보선에서 패배할 경우 당내 위기론이 힘을 얻게 돼 현재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역할론 요구가 당 안팎에서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재보선에서 확인된 민심이반의 심각성이 당내에 전해지면서 친이친박간의 세력 다툼보다 당을 중심으로 한 화합과 통합의 구심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그러나 손학규 대표가 분당을에서 당선되고 유시민 대표의 국민참여당이 경남 김해을 선거를 통해 원내로 진입한다면 여권의 유력 주자인 박 전 대표에게 적잖은 위협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손학규 유시민 대표 등 사활을 걸고 재보선에 출전한 야권 주자들의 경우 분당을과 김해을 선거의 결과에 따라 향후 정치 행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손 대표가 제2의 강남이자 민주당의 불모지로 분리된 분당을에서 승리할 경우 야권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면서 2012년 대선가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하지만 분당을에서 낙마할 경우에는 현직 당 대표이자 유력 대선주자로서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전남 순천에는 야권 단일후보로 민주노동당 후보가, 경남 김해에는 국민참여당 후보가 출마한 상황에서 본인이 직접 나선 분당을에서 패배한다면 책임론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경남 김해을 선거 결과는 유시민 대표의 국민참여당이 원내정당으로서 국회에 입성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르는 잣대다.

참여당이 이번 재보선에서 승리, 원내 입성에 성공할 경우 내년 총선에서의 야권연대 구도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음은 물론 유 대표의 야권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참여당이 김해을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에는 총선을 앞둔 야권 단일화협상에서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오를 수 있다.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친노진영의 성지인 김해을에서 당선된다면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낙마의 불명예를 씻고 차기 대권주자로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다.

이번 재보선이 미니 총선으로 불리며 관심을 모은 것은 선거 결과에 따라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정치 지형이 들썩이기 때문이다.
 

 

▲ 투표하는 유권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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