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한 자가 죄인 vs 설계한 자는 착한 사람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위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하고 있다. 2021.10.20 [국회사진기자단]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20일 경기도 국정감사가 열렸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출석했다. 그리고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과 관련해서 고성과 설전이 오갔다.

이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위 국정감사 인사말에서 “오늘은 가능하면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업에만 답변을 하겠다”면서 대장동 공격이나 신상 공개에 대해서는 맞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이 지사는 “내가 아는 국정감사법에 의하면 국감은 예외적으로 광역시도, 특별시에 대해서만 감사하되 그중에서도 국정감사이기 때문에 국가 위임사무, 자치사무 중에서는 보조금이 지급되는 사무에 한해서 감사할 수 있게 돼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공직자에게 주어진 권한이라고 하는 게 개인의 권리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권한이란 자신의 의사를 타인에게 강제할 수 있는 것을 말하지만 무제한이어서는 안 되는 제한있는 힘을 권한이라 한다고 법학개론을 배울때 교수님께서 누누히 강조했던 것이다. 법에 의한 지배라고 하는 게 헌법에 의한 최고의 질서 중 하나”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20 [경기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20 [경기사진공동취재단]

이어 “나는 개인으로서 이 자리에 있는 게 아니라 국감을 위한 기관증인으로, 경기도지사 자격으로 이 자리에 법률에 의해 증인으로 서 있다”며 “따라서 저번 국감에서 도지사 직무와 아무 관련없는 과거 (성남)시장 시절의 시장의 업무, 개인의 사생활, 개인의 인적관계 등에 대해서 무제한적인 질문과 공격있었으나 나는 경기도민을 대표하고 국회권위 존중입장에서 최대한 그에 대해 성실하게 답변하려고 노력했다”고 언급했다.

이날 국감에서 이 지사는 답변시간이 점차 길어지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답변이 너무 길다”고 항의를 했고, 사회권을 가진 조응천 의원에게는 “공정하게 하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질문 했으면 답변을 들어야 한다”고 반응했고, 조응천 의원 역시 “의원들도 질문을 했기 때문에 답변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항의를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20 [경기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20 [경기사진공동취재단]

이날 경기도청 주변에는 이 후보 지지단체와 보수단체가 맞불 집회를 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날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대장동 개발사업의 전체 이익 중 성남시가 환수한 금액은 10%에 불과한다는 발표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성남시는 이미 확정 배당금을 정리했기 때문에 택지분양 단계에서 사업은 종료됐다고 보는 게 맞는 것”이라며 “아파트 분양과 관련해서는 죄송하지만, 민간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LH가 택지분양해서 민간에 넘겼는데 그것을 분양해서 이익을 남겼다고 LH가 그 이익을 가져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시개발법에는 그런 조항 자체가 없기 때문에 경실련이 발표한 자료는 허구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5503억원과 대장동 지구의 기반시설은 따로 계산해야 한다면서 기반시설 비용과 대장동 지구 밖의 이익은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인사 개입 여부에 대해 질문을 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은 “이 사람(유 전 본부장)을 채용하라고 지시한 적 없느냐”고 거듭 물었고, 이 후보는 “기억이 안 난다. 의원님은 십몇 년 전 사업한 일을 다 세부적으로 기억할지 모르겠지만”이라고 답변했다.

이 의원은 “전혀 개입하거나 지시한 적이 없다, 이렇게 이해하겠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타인의 의사를 추단한다”며 반발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문정복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10.20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문정복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10.20 [국회사진기자단]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민간 업자들이 막대한 이익을 얻어가면서 자산격차를 벌렸다”고 주장했고, 이에 이 후보는 “자산 격차 해소에 기여했다”고 반박했다.

심 의원은 “국민들이 분통 터져하는 것은 어떻게 8000만 원을 투자한 사람이 1000억 원, 1000배 이상의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이 후보는 “그 얘기는 투자자 쪽, 그쪽에다가 물어보시라. 그 설계에 대해서 그들이 책임지는 게 맞겠다”고 반박했다.

심 의원이 “도둑질을 한 사람은 범인이고, 설계한 사람은 죄인”이라고 하자 이 후보는 “도둑질을 설계한 사람은 도둑이 맞고, 공익 환수를 설계한 사람은 착한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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