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조직 키우고 친환경 사업 분야 위주 강화 움직임
"건설업 특성 고려한 ESG평가모델 정부차원 마련해야"

▲ 영흥 국산풍력 상용화단지. 사진=GS건설
▲ 영흥 국산풍력 상용화단지. 사진=GS건설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국내 건설업계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국제적으로 ESG 항목이 주요 경영지표로 자리잡으면서 건설사도 ESG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추세다. 코로나19 장기화 등 여러 경영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ESG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4월 한 달 동안 국내 시공능력평가 기준 100위권 내 종합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ESG 경영'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84.1%가 '중요해질 것'(매우 중요해질 것·약간 중요해질 것 포함)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38.3%는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답변한 반면, '거의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은 1.7%에 불과해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 현대건설 지속가능경영 협의체 발족식. 사진=현대건설
▲ 현대건설 지속가능경영 협의체 발족식. 사진=현대건설

■ 관련 '전담부서' 신설해 발빠른 행보

건설업계는 ESG 전담조직을 설치하는 등 ESG 경영에 대한 책임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건설업계 맏형 현대건설은 ESG 등 다양한 비재무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높이고, 지속가능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경영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과거 단기간의 재무적 경영성과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했던 때와는 달리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행보다.

지난해 10월 전사 차원의 지속가능경영 내재화와 체계적인 지속가능경영 전략 추진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대건설 지속가능경영 협의체'를 발족했다. 협의체는 ESG 경영 현안 논의와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14개실 19개팀 단위로 구성돼 있다. 협의체장은 CFO가 담당한다.

현대건설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 국내 상장회사 908사 대상으로 진행한 2020년 ESG 통합 평가에서 3년 연속 A등급을 획득했다.

▲ 제주 환경자원순환센터. 사진=GS건설
▲ 제주 환경자원순환센터. 사진=GS건설

GS건설도 'ESG 위원회'를 신설해 ESG경영을 본격화했다. ESG 위원회는 GS건설의 지속가능경영의 핵심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으며, 국내 대표 ESG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 방향을 설정하게 된다. 위원회는 향후 환경, 사회, 지배구조 영역과 관련한 다양한 쟁점사항을 발굴·파악해 회사의 지속가능경영 전략 및 방향성을 점검하고, 이와 관련된 성과 및 개선방안을 검토해 승인한다.

GS건설의 미래는 친환경에 맞춰져 있다. GS건설은 지난 해부터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국내외에서 태양광 개발사업 외에도 배터리 재활용 사업, 모듈러 사업 등 친환경 미래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 ESG 평가등급'에서 통합등급 'A(우수)'를 획득하며 대표적인 친환경 건설사로 인증받았다.

▲ 한화건설이 건설한 제주 수망 풍력발전단지. 사진=한화건설
▲ 한화건설이 건설한 제주 수망 풍력발전단지. 사진=한화건설

■ 미래먹거리 '친환경'에 역량 집중

친환경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사례도 있다. 한화건설은 ESG에서 건설회사가 주도할 수 있는 친환경(Environment) 분야를 핵심 사업으로 선정하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을 미래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고, 풍력발전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수처리 분야 등 환경사업에서 단순 시공사를 넘어 국내 톱 티어(Top-tier)의 ‘그린 디벨로퍼’를 목표로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오는 2030년까지 육상 및 해상에서 총 2GW(2000MW) 규모 이상의 풍력사업을 개발하고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등 국내 톱 티어(Top-tier)의 풍력사업 디벨로퍼를 목표로 도약해 나간다.

이밖에 한화건설은 수처리 분야에서도 대규모 환경융복합 사업을 추진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 청주 친환경발전소 조감도. 자료=금호건설
▲ 청주 친환경발전소 조감도. 자료=금호건설

금호건설은 지난 3월 한국지역난방공사에서 발주한 '청주 친환경발전소 건설공사'를 수주하면서 친환경발전소 강자로 우뚝 설 기반을 마련했다.

앞서 금호건설은 경북 경주시와 고도하수처리기술(GK-SBR) 개발 및 사업화 추진을 위한 공동연구협약을 체결했다. 금호건설과 경주시는 앞으로 공동연구를 통해 GK-SBR공법의 오염물질 제거 원리를 이론적으로 보다 명확하게 규명함과 동시에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실험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금호건설은 1990년대부터 수처리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KIDEA, KUMHO-MBR 등과 같은 고도하수처리기술을 개발하고 환경신기술 인·검증을 획득했다. 여기에 다수의 상용화 실적까지 보유하고 있어 국내 수처리 분야의 절대 강자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 롯데건설이 파트너사를 위해 준비한 마스크. 사진=롯데건설
▲ 롯데건설이 파트너사를 위해 준비한 마스크. 사진=롯데건설

■ 협력사와 '상생경영' 강화

협력사와의 상생 활동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코로나19 등으로 침체된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해 강소 파트너사를 발굴해 협업하고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ESG 경영의 중요성에 공감해 지역사회와 파트너사와의 상생 활동에 중점을 두고, 수도권 중심의 파트너사 운용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광주광역시, 대구광역시, 인천광역시를 거점지역으로 선정해 지난 8월부터 파트너사 발굴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을 진행했다.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건설협회의 추천을 받아 2045개의 우수기업에 대한 협업 가능성을 검토했고, 총 167개의 지역 강소파트너사를 최종 발굴했다. 

앞으로 롯데건설은 발굴한 파트너사와의 지속적인 소통으로 상생관계를 맺고, 실질적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지속 가능한 파트너사 공급망 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 반도건설 'ESG 상생경영 협력사 온택트 간담회' 모습. 사진=반도건설
▲ 반도건설 'ESG 상생경영 협력사 온택트 간담회' 모습. 사진=반도건설

반도건설은 협력사 60여개사와 함께 'ESG 상생경영 온택트 간담회'를 진행하며 ESG 경영을 통한 상생협력 방안과 공정거래문화 정착, 중대 재해 방지를 위한 안전대책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스마트 건설을 통한 자원 절감, 신재생에너지 도입 등을 통한 친환경 건설과 하도급 거래질서와 상생협력을 위해 협력사와 '공정거래 협약' 체결, 협력사와 협업을 통한 공동 기술개발 및 특허등록 추진 등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위한 ESG 경영방침을 소개했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조기 대응하기 위해 본사와 각 현장에 온라인 화상회의 시스템을 도입 했으며, 협력사와도 온택트 방식을 통해 소통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황속에서 현장 및 협력사와 긴밀히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건설업계에 ESG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은정 건산연 연구위원은 "ESG에 대한 이론과 개념은 많이 알려졌으나, ESG 경영을 평가하는 지표가 부족하다"며 "특히 중소건설사의 특성과 여건이 다른 만큼, 건설업을 고려한 현실적인 ESG 평가모델을 정부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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