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우리 경제의 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은 반도체 및 전자부품이었으며, 서비스산업의 성장기여율은 줄곧 증가세를 보여왔으나 지난해 35.1%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3일 발표한 ‘산업구조의 변천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최근 10년간 경제성장 기여율이 높은 상위 10대 업종은 제조업분야에서 반도체 및 전자부품(12.5%), 일반기계(5.8%), 자동차(5.2%), 영상음향통신(4.8%), 석유화학(3.9%)이었으며, 서비스산업분야에서는 금융보험(9.7%), 정보통신서비스(7.4%), 의료복지(5.0%), 도소매(5.0%), 교육서비스(4.9%)였다고 밝혔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산업화 초창기인 70년대에는 도소매업(종합상사)과 섬유, 그리고 80년대에는 건설(중동건설붐)과 백색가전이 주력산업이었지만 90년대 이후에는 전기전자업종(PC, 반도체, 휴대폰 등)과 정보통신서비스산업이 발전하고, 2000년대에는 금융보험과 운송장비(자동차, 조선), 기계 등으로 주력산업이 확대되었다.

한편 서비스산업의 성장기여율은 1970년대(25.4%)와 1980년대(47.3%), 1990년대(53.5%), 2000년대(59.3%)로 꾸준히 상승해 왔으나 2010년도에는 35.1%로 급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과 제조업 중심의 성장정책을 취하면서 내수서비스부문의 성장기여도가 상대적으로 하락한 때문이다.

서비스산업 중에서도 의료복지(191.0%), 교육서비스(83.8%), 금융보험(45.3%) 등은 최근 10년간 성장기여율이 대폭 증가세를 기록해 도소매업 중심의 서비스산업에 구조고도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선진국 경험을 보면 후발개도국의 등장과 함께 대부분 제조업 비중이 축소되고 서비스산업의 비중이 70% 이상으로 높아졌는데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은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변신했고 독일과 일본은 제조업 강국의 지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국가별 명암이 달랐다. 미국의 경우 정보통신과 문화컨텐츠를 중심으로 지식기반서비스산업을 발전시켜 나갔지만 관광서비스산업 중심의 프랑스나 금융서비스산업 중심의 영국은 별다른 성장동력을 창출하지 못한 채 경제가 쇠퇴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제조업 강국의 경우 독일은 수출을 통해 무역의존도가 63%를 기록하고 통일 이후의 경기침체도 극복할 수 있었지만 일본은 엔고에 대응해 내수확대를 추진한 결과 무역의존도가 22%까지 떨어진 채 장기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상의는 내수시장이 협소한 우리나라로서는 독일을 모델로 삼아 수출제조업 중심의 성장을 계속해 나가되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지식서비스강국인 미국식 성장모델을 접목하는 내용의 산업발전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수출제조업 중심의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중국과의 기술격차(2.5년)를 확대하는 한편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미국 5.4년, 일본 3.8년)를 축소해야 하며, 특히 미국의 1/9, 중국의 1/3.5, 일본의 1/3수준(美바텔연구소, 2011년 기준)에 불과한 신성장동력 관련 R&D 투자(448억달러)를 확대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로서 ▲소비·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 완화 ▲제조업 수준의 금융·세제·수출 지원 ▲의료보건, 사업서비스, 교육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육성 ▲제조업과 서비스산업간 융합발전 ▲관광·의료·쇼핑·한류·스포츠 등을 연계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을 주문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중국산업의 발전속도를 감안할 때 우리 제조업이 일본처럼 쇠락의 길로 접어들지 않도록 적극적인 재투자와 정책적인 뒷받침이 요구된다”고 지적하고 “제조업이 세계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갔듯이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해 개방확대와 세계시장 진출강화 전략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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