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욱신 경제부 기자.
▲이욱신 경제부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오는 9일 핀테크업계와 간담회를 갖는다고 위원장 취임 이후 일련의 사태로 인해 양자의 만남은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머지포인트 사태,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 연기, 핀테크 플랫폼의 금융소비자보호법 해석 논란 등 하나같이 껄끄러운 일들 뿐이었다.

고 위원장은 금융산업 진흥과 감독 모두 소홀히 할 수 없는 정책당국자로서의 고충에서 비롯됐겠지만 취임 이후 핀테크업계에 육성과 규제라는 두 가지 신호를 동시에 보냈다.

지난 9월 금융지주사 회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동일기능 동일규제는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안정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한 뒤 핀테크 육성이라든지 금융위가 그간 해오던 정책을 수정하는 것은 아니다. 핀테크 육성을 위해 해오던 것은 할 것"이라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핀테크업계는 고 위원장이 강조한 '동일기능 동일규제원칙은 기존 금융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인식이다. 대신 라이선스의 특성에 따라 수익 구조나 보장받는 혜택이 다른만큼 규제도 달리 적용해야 한다는 '동일라이선스 동일규제원칙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내부 업무망과 외부 인터넷망을 분리하는 '망분리 규제'로 인터넷에 있는 오픈소스를 활용하지 못해 기술경쟁력이 떨어진다며 개발과정에서만이라도 규제 적용 예외로 둘 것을 주문하고 있다.

더 나아가 금융당국이 빅테크 플랫폼을 통한 금융중개, 금융상품 판매 시 상품 배열 순서, 수수료 적정성 등 공정성 이슈를 살필 것이라고 밝히면서 핀테크 업계는 부담감을 크게 느낀다는 우려다.

류영준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 핀테크 유니콘 94개 중 한국 기업은 단 1개에 불과하고 국내 전체 핀테크 종사자 수는 글로벌 핀테크 기업 1개사 수준"이라며 "핀테크 후진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드는 상황"이라고 일갈했다.

금융은 산업발전의 원동력이다. 핀테크는 IT기술력과 번뜩이는 아이디어기민한 움직임으로 기존 금융에서 소외된 사람들과 기업에게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금융감독당국은 핀테크업계의 우려를 깊이 새기며 더 많은 소통을 해야 할 것이다. 핀테크업계도 소비자보호 등을 위한 규제를 부담요인으로만 느끼지 말고 혁신의 동력으로 삼는 역발상을 하기 바란다금융위원장-핀테크업계 간담회가 그 접점을 찾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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