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국가,멈춰버린 국가..⑮

▲ 조광한 남양주시장 사진=남양주시청 문화공보과
▲ 조광한 남양주시장 사진=남양주시청 문화공보과

[일간투데이]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스웨덴, 노르웨이, 그 바로 아래 유럽 본토의 최북단 덴마크는 세계적인 복지국가들로 이름이 높습니다. 높은 행복지수, 청렴한 정치인, 복지와 양성평등 등 삶의 질이 높아 꼭 살아보고 싶은 나라로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나라들입니다.

그 중에서도 스웨덴은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 북구의 낙원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움직이는 국가로 스웨덴을 살펴볼 텐데..사회,역사,복지제도 등을 이번에 먼저 살펴보고다음 편에는 오늘날의 스웨덴을 만든 과정과 리더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스웨덴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중부에 위치하고 왼쪽에는 노르웨이, 오른쪽에는 핀란드가 있습니다. 볼보 자동차, 이케아 가구, 1970년대의 전설적인 팝스타 아바, 노벨상, 말괄량이 삐삐의 나라입니다.

면적은 대한민국의 5배 정도이고 인구는 천만 명이 조금 넘습니다. 2020년 1인당 GDP가 약 5만2천 달러로 세계 10위의 강소국입니다. 국민의 행복지수는 해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꾸준히 10위 안에 들고 있습니다.

노르웨이, 덴마크와 함께 바이킹의 후예인데 14세기 말부터 덴마크의 지배를 받다가 1523년 독립했습니다. 18세기 초 나폴레옹전쟁 후 덴마크로부터 양도받았던 노르웨이가 1905년에 독립해 지금의 영토를 이루었습니다.

과거부터 철광석, 구리 생산으로 유명했고 현재는 자동차, 항공기, 조선, 정밀기계, 전동공구와 엔진공구 등이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합니다. 쓰레기 재활용을 엄청 잘해서 전체 쓰레기의 96%가 재활용과 전력발전용으로 쓰입니다. 쓰레기 발전시설이 너무 잘 돼있어서 전력발전에 필요한 쓰레기를 수입하기도 합니다.

북유럽의 베니스라고 불리는 수도 스톡홀름은 유럽의 환경수도로 지정되었고, 1천 개 이상의 공원이 있어 어디서나 5분 안에 공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정수시스템을 잘 갖추어 수돗물을 걱정 없이 마십니다.

그러나 스웨덴은 20세기 초까지 몹시 가난한 나라였습니다. 오죽하면 ‘유럽의 시궁창’이라는 모욕적인 별명을 얻을 정도였습니다. 당시 국민들은 인접 국가와 아메리카 대륙으로 새 삶을 찾아 약 150만 명, 인구의 6분의 1 이상이 나라를 떠났지만, 불과 70여 년 만에 오늘날 전형적인 강소국으로 복지대국이 되었습니다.

북구의 낙원이라는 별칭답게 육아지원, 무료교육, 실업수당, 노후연금, 의료혜택 등 두터운 사회보장과 복지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국가예산의 3분의 1을 투입합니다.

스웨덴은 특히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 1위로 꼽힙니다. 그만큼 완벽에 가까운 육아수당과 육아휴직 제도가 있습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16세까지 매달, 192개월 동안 평균 13만원의 수당을 지급 받습니다. 총액은 약 2천5백만 원입니다.

육아휴직은 주말을 포함해 24개월이고 급여의 80%를 지급합니다. 대개 부부가 각각 1년 정도의 육아휴직을 사용합니다. 휴직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 아빠가 많아서 한 손에 카페라떼를 들고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아빠를 ‘라떼 파파’라고 합니다. 사회적으로 아빠의 육아 휴직을 당연시하는데, 남녀평등의 공동육아를 잘 보여줍니다.

엄마들은 자녀가 8세가 될 때까지 근무시간의 75%, 원래 하루 6시간 근무 중 4시간 30분만 일합니다. 12세까지 60일의 아동 간병 휴가를 받고 이 또한 급여의 80%를 받습니다. 어린이집은 전국 어디서나 5분 거리에 있고 공립 보육시설이 72%에 달하며 무료에 가깝습니다. 한국은 17%가 공립입니다.

교육 복지는 16세부터 8년 동안 매달 34만원을 지급받고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23년 간 학비가 무료입니다. 교과서, 필기구, 태블릿PC 등 교육관련 모든 부분과 급식과 간식도 무상입니다.

실업급여는 급여의 약 70%를 10~15개월 간 지급 받고, 재취업 교육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 실직자의 약 88%가 6개월 내에 재취업합니다.

노인복지는 가사 돌봄, 가정방문 의료, 특별 요양시설, 주간활동 및 사회활동 지원, 가족 친척 지원, 이동수단 지원, 보행도우미 등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연금은 1인 평균 260만 원 정도이고,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양시설이 월 약 60만 원 내외라서 나라에서 노후준비를 모두 해주는 셈입니다.

의료서비스는 기본적으로 모두 공짜입니다. 뇌수술, 심장수술 같은 중증 의료도 공짜이고, 자기부담 상한액이 연간 약 55만 원 정도를 넘지 않습니다.

이러한 복지를 구현하기 위해 세금은 많이 냅니다. 평균세율은 32%, 부유층은 소득의 52%를 내고 물건을 구입할 때 내는 부가가치세는 25%, 법인세는 21.4%에 달합니다.

그러나 제도에 대한 신뢰 때문에 불만은 많지 않습니다. 세금은 많이 내지만 복지를 통해 돌려받는다는 믿음이 있고, 형평성 는 분배가 이뤄져 국민 간의 위화감이 적습니다. 복지를 늘린다면 세금의 추가 인상에도 찬성한다는 여론이 우세합니다.

한편 2005년에 상속세를 폐지했습니다. 소득의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납부하고 노후 생활이 보장되기 때문에 큰 부를 축적하는 사례가 많지 않고, 최대 65%인 상속세를 내야 하니 상속받은 재산을 바로 팔거나 빚을 내는 경우가 많아 폐지했습니다. 대신 상속받은 재산을 나중에 매각해서 생기는 이익에는 세금을 냅니다.

한편으론 상속세를 피해 기업들이 해외로 떠나려 했었는데 상속세를 폐지하자 기업들은 이전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다만 가구회사 이케아는 고율의 법인세까지 피하려고 본사를 네덜란드로 이주했습니다. 현재 캐나다, 호주,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러시아, 오스트리아, 체코, 노르웨이 등이 상속세 없는 국가입니다.

우리나라와 단순 비교를 하기는 어렵지만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 1등은 특히 부럽습니다. 스웨덴의 합계 출산율은 1.7명으로 유럽 평균인 1.5명을 상회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0.84명으로OECD 꼴찌이며 심각한 인구절벽에 직면해있습니다.

다음에는 스웨덴이 이렇게 복지대국이 되었던 과정과 탁월한 리더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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