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최태원 대한‧서울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30일 '2022년 신년사'를 통해 "2021년은 신축년으로 소띠 해가 묵묵히 전진하는 한 해였다면 올해(2022년)는 한국경제가 비호처럼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며 "우리 기업들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더욱 능동적인 역할을 고민하고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는 ‘끝나지 않는 코로나의 긴 터널’ 속에서도 소처럼 묵묵히 전진한 한 해였다"며 "팬데믹 극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2021년을 출발했지만 국민과 회원사 여러분들의 어려움은 해소되지 않았고 변이 바이러스 확산까지 이어져 힘겨운 나날들을 견뎌내야 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우리는 대외여건의 악화일로 속에서도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거두었고 4%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 거둔 의미 있는 성과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새해에도 어렵고 불확실한 여건들을 잘 이겨낼 것으로 낙관했다.

최 회장은 "지금 우리는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 위에서 새로운 차원의 난제들을 마주하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제조업 패러다임을 탄소중립형으로 전환해야 하고 디지털 전환과 같은 4차산업혁명의 물결을 헤쳐나가야 한다. 미중 패권경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밸류체인 변화 등 국제관계의 새로운 리스크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라는 말을 되새겨 본다"며 "우리는 세계 10대 경제대국에 진입해 자타가 공인하는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 이제는 세계최고 강자들과 승부해 이겨내야 한다. 우리가 과거에 이룩한 성과와 질서에 머물러서는 추락하는 길 뿐이다. 전혀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는 결기와 도전정신을 발휘해야 성장과 발전을 계속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최 회장은 먼저 기업부문부터 새로운 역할을 자각하고 실천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과거 개발연대에는 많은 이윤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고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이 ‘사업보국’이었다"며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고 기업의 역할도 달라져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기업경영의 전 과정을 사회 눈높이에 맞추는 일이 중요하다"며 "저출산과 같은 국가적 과제나 기후변화와 같은 지구적 과제의 해결방향에 부합해야 함은 물론 이런 과제 속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이 기업의 새로운 역할이라 생각한다. 이에 대한 관심과 인식, 실천이 늘어나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지속성장국가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기업이 새로운 역할에 관심을 갖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매커니즘’이 잘 갖춰지길 바랐다. 그동안 기업들은 인류가 시대적 난제에 부딪힐 때마다 자신만의 노하우와 창의성을 발휘해 해법을 만들고 세상을 바꾸는 데 일조해 왔는데 관건은 기업들에게 ‘어떻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지’ 라는 판단이다.

최 회장은 "국가가 큰 틀에서 기업 성과에 플러스 되도록 동기부여 매커니즘을 잘 만들면 기업은 국가적 과제를 내부화하고 활용 가능한 모든 툴을 동원해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이는 신기술과 신시장, 신산업의 발전을 촉진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관 파트너십’도 한 단계 올라서길 바랐다.

최 회장은 "그동안 민관 협력은 정부가 앞장서고 기업은 따라가는 형태가 많았다"며 "새로운 역할에 관심을 갖거나 성공한 사업 모델을 만드는 기업이 많이 나오려면 국가·사회가 기업 부문의 고민과 해법에 귀 기울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가 간 경쟁에서는 민간의 문제 상황이 정부에 잘 전달되고 대책 마련부터 문제 해결까지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 매우 중요하다"며 "민간이 제안하고 정부가 도와주는 방식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그러면 반대로 정부가 제안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민간이 더 몰입해 참여할 것이며 진정한 민관 협력 풍토가 확립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마지막으로 "2022년 임인년 호랑이띠 새해에 국민과 회원사 임직원 여러분께 건강과 만복이 함께 하시길 기원한다"며 신년사를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