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국가,멈춰버린 국가..17

▲조광한 경기도 남양주시장 사진=남양주시청 공보과
▲조광한 경기도 남양주시장 사진=남양주시청 공보과

앞서 말씀드린 스웨덴의 왼쪽 옆, 스칸디나비아반도의 좌측 부분에는 노르웨이가 있습니다. 반도의 남쪽 해협을 건너면 유럽의 본토 북부에 덴마크가 있습니다.

스웨덴과 노르웨이, 덴마크 세 나라는 많은 역사를 공유하며 영향을 주고받았고, 행복지수가 세계 최상위권으로사회복지가 비슷하게 잘 되어있는 강소국들입니다.

노르웨이의 면적은 대한민국의 6배 정도이고 인구는 약 546만 명으로 인구밀도가 매우 낮습니다. 2020년 1인당 GDP는 67,294달러로 세계 4위입니다. 역대 동계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딴 국가이며 동계 올림픽 종합 우승 9회로 최다 우승국입니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배경이 된 나라입니다.

해안은 피오르(fjord) 해안의 대표적인 예로, 굉장히 구불구불하고 복잡해 해안선이 대략 5만km가 넘어 전 세계에서 캐나다에 이어 해안선 길이 2위입니다. 피오르란 빙하로 침식된 U자 협곡에 바닷물이 채워진 좁고 긴 형태의 만입니다.

노르웨이는 지구상에서 인간이 사는 가장 깨끗한 청정 지역 가운데 하나로 면적에 비해 인구 밀도가 극히 낮고, 제조업이 발달되지 않아 천혜의 자연 환경을 자랑합니다. 북부의 북극권 도시에서는 아름다운 오로라를 볼 수 있습니다.

바이킹의 후예이고, 1397년 덴마크, 스웨덴과 함께 칼마르 동맹을 결성하여 3국이 국가 연합을 이루었습니다. 1523년 스웨덴이 떨어져 나가자 덴마크, 노르웨이 연합 왕국으로 바뀌었고, 1814년 나폴레옹 전쟁 과정에서 스웨덴에게 패하면서 스웨덴, 노르웨이 연합 왕국이 되었다가 1905년 독립했습니다.

노르웨이가 독립할 때 스웨덴이 버려진 산악 지형만을 떼어주어 한때 아이슬란드와 함께 북유럽에서 가장 살기 힘든 국가로 여겨졌지만 여기서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1970년대에 북해 유전이 발견되면서 소득 수준과 인프라를 포함해 여러 면에서 스웨덴을 역전했습니다.

세계 2차 대전 시기 독일에게 전 국토를 점령당하는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전쟁이 끝난 후 UN의 창설 회원국으로 참여했습니다. 1949년에는 그동안 유지하던 중립을 철회하며 친서방 정책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인 NATO에 가입했습니다.

천연 에너지와 해운, 수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생산 및 수출이 국가 재정의 약 30%를 차지하고 약 15만 명이 석유 산업 분야에 종사합니다. 또한, 고도의 기술력으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중소 조선소가 50개 이상 있고, 관련 산업인 해양 플랜트 및 기자재 분야도 발달했습니다.

수산업은 유럽 최대 규모로 어획량은 약 250~300만 톤에 달합니다. 연안 어업 및 양식업에 주력하고 청어, 고등어, 연어, 송어 등이 주력 어종입니다. 연어의 경우 세계 최대 규모의 친환경적인 양식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노동당의 에이나르 게르하르센 총리가 약 17년간 이끌면서, 전후 재건과 복지국가의 틀을 형성해 조국의 아버지라 불립니다.

산유국인데도 그 석유를 팔아서 번 돈으로 복지에 충당해서 석유 값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편에 속하고 그렇다 보니 자전거 이용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소득 수준이 굉장히 높아서 높은 세금과 물가를 감안해도 잘 사는 나라입니다.

원유 수출량 세계 10위권으로 다른 유럽지역에 비해 잘사는 북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부유한 국가입니다. 인구는 적고, 소득은 높고, 자연 환경도 잘 보존되어 있고,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교육, 의료 등의 사회 복지에 대폭 써서 이웃한 국가들과 함께 항상 살기 좋은 국가로 꼽히고 있습니다.

매년 12월 10일, 노벨의 추모일에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은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진행되지만 노벨 평화상 만큼은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서 열립니다. 이는 노벨이 1895년 유서를 작성하고 노벨 재단이 설립된 1900년 당시 스웨덴과 노르웨이가 하나의 나라로 합병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노르웨이는 양성평등이 잘 이루어져 있습니다. 19세기 후반 유럽에서 여성 참정권 운동이 일어났을 때 노르웨이에서도 성평등 운동이 시작되어 대부분의 유럽 국가보다 빠른 1913년에 여성의 참정권이 확립됐습니다.

게다가 1998년부터는 아예 국회의원의 40%를 여성으로 하는 여성 할당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기업에서도 여성 임원 40%를 채워야 합니다. 또한 2016년부터 남녀 모두 1년간 군복무를 이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성평등에 대한 지속적인 정책으로 세계 성평등 조사에서 항상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도 스웨덴처럼 복지 강국입니다. 의료비는 1년에 약 30만 원까지만 본인이 부담하고, 출산 관련 병원비는 전액 국가가 부담합니다. 출산 전에 산모와 태아의 건강 검진을 위한 초음파나 혈액검사들과 분만비용, 병실 비용 등이 모두 무료입니다. 또 자가용이 없어 불편한 산모는 택시비도 나라에서 부담합니다.

아이가 18세가 될 때까지 육아 지원금이 매달 약 15만 원 지급되고 총액은 약 3천만 원이 넘습니다. 육아 휴직은 46주와 56주 중 선택하는데 46주 선택 시 월급의 100%를, 56주를 선택하면 월급의 80%를 받습니다. 직장이 없는 전업주부는 임신 7개월쯤에 약 520만 원을 받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박사과정까지 전면 무상 교육입니다.

세금은 복지를 위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많이 냅니다. 소득수준에 따라 약 32%에서 48%까지 세금을 냅니다. 그러나 노르웨이 사람들 대부분은 세금제도에 불만이 별로 없는데 복지로 돌려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복지가 좋다 보니 국민들이 나태해지는 부작용도 없지 않기는 합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소득 차이가 별로 없어 힘들고 어려운 일은 피하려해 의사와 같은 전문 직종이 3D업종으로 인식되고 기피할 정도입니다.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복지는 참 부럽고 우리 현실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남쪽 해협 밑에 있는 움직이는 국가 덴마크를 살펴보겠습니다.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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