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국가,멈춰버린 국가..18

▲조광한 경기도 남양주시장 사진=남양주시청 공보과
▲조광한 경기도 남양주시장 사진=남양주시청 공보과

이번에는 움직이는 국가로 덴마크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위치한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남쪽 해협을 건너면 유럽본토 북부에 덴마크가 있습니다.

덴마크는 유틀란트반도와 부속 섬들로 구성되어 지리적으로는 스칸디아비아 반도가 아닙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 동쪽 지역에 핀란드가 있지만 오랜 역사를 공유하고 문화적으로 공통점이 많은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세 나라를 스칸디나비아 국가라고 말합니다.

덴마크는 여러차례 세계행복지수 1위를 차지했고, 늘 상위권에 머물고 있습니다. 스웨덴, 노르웨이와 함께 북유럽의 부국이고 스칸디나비아 세 국가는 가장 풍요롭고 삶의 질이 높은 국가들입니다. 스웨덴은 최고의 복지 국가, 노르웨이는 북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덴마크는 가장 행복한 나라로 평가 받습니다.

덴마크의 면적은 경상도보다 조금 크고 인구는 약 581만 명입니다. 북아메리카 최북단에 위치한 우리나라 면적의 약 21배에 달하는 그린란드섬이

영토에 포함되어 있지만, 고도의 자치권을 가지고 있어 사실상의 독립국으로 서로 다른 나라나 마찬가지입니다. 2020년 기준 1인당 GDP가 60,908달러로 세계 6위 입니다.

미운 아기오리, 성냥팔이소녀, 인어공주 등의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나라이며, 세계 장난감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조립장난감 회사 레고의 나라입니다. 레고는 1932년 한 목수가 창업했고 ‘잘 놀다’라는 뜻의 덴마크어 ‘LEg GOdt’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레고 덕분에 조그만 마을이던 빌룬트는 국제공항이 있는 광역도시로 성장했습니다.

스칸디나비아 세 나라는 서로 바이킹의 후손이고 원조라고 주장하는데, 바이킹은 8세기 중반에서 11세기 중반 영국을 식민지로 삼기도 했고, 그린란드를 거쳐 콜럼버스보다 5백년 먼저 북아메리카에 도착해 식민지를 건설하기도 했습니다.

1397년 칼마르 동맹으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 세 나라는 덴마크 왕이 지배하는 연합 왕국이 되었다가 1523년 스웨덴이 독립하자 덴마크, 노르웨이 두 나라의 연합 왕국으로 바뀌었습니다. 19세기 초 나폴레옹 편에 섰다가 전쟁에서 패배한 후약 4세기 동안 지배했던 노르웨이를 스웨덴에 할양하고 단독 국가가 되었습니다.

덴마크의 국기는 1219년에 제정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기입니다. 빨간 바탕에 왼쪽으로 조금 치우친 하얀 십자가가 있는 모양인데 약간의 수정을 제외하면 한 번도 국기를 변경한 적이 없습니다.

교황이 십자군에게 수여했다는 것이 정설인데, 왕이 전투 중에 하늘에서 그 모양의 국기를 봤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 국기는 덴마크가 지배했던 주변국에 영향을 주어 스웨덴, 노르웨이와 핀란드 등이 십자가가 들어가 있는 비슷한 모양에 색깔만 달리하는 국기들을 사용하고 있는데 노르딕 십자 혹은 스칸디나비아 십자라고 부릅니다.

덴마크는 1945년 이후 농업국가에서 산업국가로 변신하여 제약, 의류장비, 터빈, 기계와 운송장비, 건축, 식품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바이킹의 후예답게 컨테이너 운송 등 해양 운송업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해운업과 선박엔진 분야가 세계 1, 2위를 다툽니다.

제조업은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산업과 고도 기술 제품, 디자인 제품 위주로 발달해 있습니다. 1차 산업인 낙농업도 발달되어 있어 덴마크산 햄, 소시지, 치즈, 우유, 분유는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덴마크는 ‘부자는 적고 가난한 이는 더 적은’ 나라입니다. 적극적인 소득재분배 정책으로 덴마크 국민들은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는 나라입니다.

이러한 국가의 틀을 사회민주당, 즉 사민당이 만들었는데 1871년 창당했으며, 1924년 최대 정당이 되었고, 약 77년간 제1당의 지위를 유지했습니다.

1945년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사민당은 잠시 내주었던 정권을 다시 잡았고 이후 몇 년간의 예외를 제외하면 1982년까지 거의 대부분 기간을 정권에 참여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국가의 체질을 개혁해 남녀 모두 높은 수준으로 생산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고, 사회 경제적으로 고도로 발전된 복지 국가를 만들었습니다.

높은 생활수준과 완벽한 복지 시스템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덴마크 국민들은 세금을 꽤 많이 냅니다. OECD 국가 중에서도 세금을 가장 많이 거두는데 평균 세율이 이웃 국가인 스웨덴 보다 높습니다.

연간 소득 약 8백만원 부터 최저 세율 40%이고 연간 소득 약 6천만원 부터 최고 세율이 시작되는데 56.5%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부가세율도 25%에 이릅니다. 대신 다양한 복지 정책으로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확실하게 보장해 줍니다.

덴마크의 또 다른 특징은 노동유연성(flexibility)과 안정적인 고용보장(security)이 합쳐진 플렉시큐리티(flexicurity), 즉 ‘유연전성 노동시장 모델’입니다. 이를 통해 노동시장에서 높은 수준의 유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해고의 부담 없이 경쟁력이 약화된 부분을 자유롭게 구조조정하여 전체 경쟁력을 제고시키고, 장기적으로 더 경쟁력 있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용을 증대합니다. 근로자는 복지혜택인 실업급여와 재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실업기간에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훈련 및 재취업 노력 등을 거쳐 노동시장에 복귀합니다. 이에 따라 덴마크는 매년 약 54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나오고, 전체 노동인구중 23~25%인 280만명이 일자리를 바꾸고, 약 42만 명이 단기 실업을 경험하는 등 재취업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한편,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화두가 되고 있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매우 중시합니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을 말하는데, 많은 덴마크인은 가족,친구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덴마크는 한마디로 건실한 경제력을 기반으로 높은 소득수준을 유지하면서 부의 재분배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룩한 국가입니다.

지금까지 스칸디나비아의 움직이는 국가들,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를 살펴보았습니다. 잘 사는 국민, 완벽에 가까운 복지와 사회안전망, 높은 행복지수 등은 우리가 꼭 배워야할 부분입니다.

다음에는 멈춰버린 국가로 그리스와 아르헨티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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