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살인사건의 유가족들이 9일 경찰청사를 방문해 "112 신고센터가 우리 아이를 죽였다. 온 국민도 알고 경찰청장도 알 것"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피해자 유가족들은 이날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 경찰청장실에서 조 청장과 강신명 수사국장 등을 만나 경찰의 미흡한 대처를 꼬집었다. 유가족들은 "경찰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 매번 계속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며 "경찰이 경찰을 감찰 하는 것은 믿을 수 없다. 유가족이 참여해 사건개요 등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이들은 "역대 살인사건중에 이렇게 큰 근거는 없었다. 봉고차에서 잠이나 자고 법으로는 남의 집에 들어가게 돼 있지 않는가"라며 "그러니까 검찰한테 무시당하는게 아니냐. 사람이 죽어 간다는데 어디냐고 물어보고 그런 수사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단순 성폭행사건인 줄 알았다면 전혀 바쁘지도 않고 느긋하게 출동해도 되는거냐"며 "어떻게 남편에게 아저씨라고 하면서 부부싸움을 하는 것이냐. 말이 되느냐"고 거세게 비난하기도 했다. 이어 "긴 시간 통화를 했으면서도 어떻게 위치를 못 잡아낼 수 있느냐"며 "(책임자들에 대해) 대기발령을 원하는 게 아니다. 파면시켜라. 무릎꿇고 사과를 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조 청장은 "신고 접수자가 신고자와 대화를 통해 위치 파악하는데 신고센터 팀장이 제대로 안 챙긴 부분이 너무 안타깝다"며 "GPS추적 등 법적인 근거가 있고 시스템은 갖춰져 있는데 잘못 대처한 부분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이번 결과를 가져온 것은 전부 제 책임이다. 제가 사퇴하고 그만두기에 앞서 책임있는 모든 사람들은 규명해서 책임 물을 것"이라며 "책임 경중에 따라 파면에 형사입건도 할 수 있다"고 약속했다.

그는 "지금까지 사안을 워낙 축소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명단 정리해서 모든 사람들이 책임지도록 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도록 조치하겠다"며 "명단도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 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대청마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 전반에 대한 잘못과 책임을 통감하며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감찰조사 결과 112 신고센터의 무능함으로 인한 상황 오판과 허술한 대처·부실 수색·사건 축소 및 거짓 해명 등 심각한 문제점이 확인됐다"며 "경찰청장인 저도 어떠한 비난과 책임도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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