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다. 꽃이 피었다. 어디를 가도 꽃이 피었고, 날씨가 따뜻해 본격적인 봄이 온 것을 느끼게 한다. 산수유나 매화, 목련이 꽃 피는 것을 보고 봄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산과 들을 물들이는 진달래나 개나리에서 비로소 봄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나리 나리 개나리라는 동요가 심어준 개나리와 병아리의 중첩된 색감, 한폭 노랑 저고리의 이미지도 정겹다.

올봄에는 꽃샘추위가 찬바람을 몰아치다가 이내 봄기운에 밀려나는 예년과는 사뭇 달랐다. 바람이 어찌 세게 부는지 사람이 날아갈 정도의 강도 있는 바람이 불기도 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지역에 토네이도와 허리케인 태풍이 불어 닥쳐 집이 날아가고, 트레일러 트럭이 공중으로 떠올라가는 강풍이 불어 많은 희생자를 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며칠 동안 강풍이 불어 사람이 날아갈 정도의 심한 바람이 불었다.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도대체 자연의 섭리가 이렇게 까지 되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종교적으로 표현한다면 말세의 징조인 것처럼 보인다. 북극과 남극의 빙산이 녹아내린다던지, 바람이 세게 불어 집채가 날아가 버린다던지, 병명도 모르는 병도 생겨 인명을 위협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자연현상이 어떻게 전개되는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한국의 봄이 언제쯤 오는가에 있다.

첫째, 정치적으로 안정성이 있는 정치구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총선을 계기로 나타났듯이 여야의 갈등은 정책대결이 아닌 감정싸움으로 이어져 마치 적국과 전쟁을 하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너 아니면 나다 다시 말해 너가 죽어야 내가 살 수 있다는 막가파식 싸움을 벌이고 있다.

둘째, 경제문제는 서로 복지정책을 내세워 선심을 쓰고 있다. 대학등록금 반값을 곧 해줄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문가의 지적이다. 더욱 문제점은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극에 달하고 있다. 박정희 정권 당시 경제긴급조치가 생각이 난다.

셋째, 사회적으로 혼란이 막심하다. 수원에서의 성폭행 토막살인 사건 등 갖가지 범죄가 발생하는데 치안대책은 무대책이다.

80년대 서울 봄을 연상케 한다. 당시도 봄이 오는 것 같았으나 오지 않았다. 이제 모든 사람들은 진정한 봄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시인 셀리는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으리라"라고 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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