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사례처럼 사모펀드 전반 불신 우려 남아 있어"
"SPC 공동투자 개선 등 사모펀드 해외 진출 적극 지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9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사모펀드 업계 CEO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왼쪽부터)한앤컴퍼니 김경구 부사장, 스틱인베스트먼트 채진호 대표, 유니슨캐피탈 김수민 대표, 정은보 금감원장, MBK파트너스 박태현 대표, IMM프라이빗에쿼티 김영호 대표, H&Q코리아파트너스 임유철 대표. 사진=금융감독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9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사모펀드 업계 CEO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왼쪽부터)한앤컴퍼니 김경구 부사장, 스틱인베스트먼트 채진호 대표, 유니슨캐피탈 김수민 대표, 정은보 금감원장, MBK파트너스 박태현 대표, IMM프라이빗에쿼티 김영호 대표, H&Q코리아파트너스 임유철 대표. 사진=금융감독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9일 서민경제 부담을 고려해 사모펀드(PEF) 업계에 과도한 인력구조조정·수익모델 위주 과도한 수수료 인상 등에 대해 재고할 것을 주문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PEF 업계 CEO(최고경영인)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PEF 산업이 지난 16여년간 국내기업의 성장, 구조조정을 지원하며 국내 자본시장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지난해 대부분의 주요 M&A(인수·합병)에 참여, 시장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며 IT·혁신기업 등의 IPO(기업공개)와 블록딜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등 지속적인 양적 성장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어 “명확한 전략과 경영효율화로 인수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일시적으로 곤경에 처한 기업의 구원투수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질적인 성장도 이뤄졌다”고 치하했다.

하지만 "과거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사례처럼 해외 사모펀드가 소위 '기업 사냥꾼'으로 비난받기도 했다. 사모펀드 전반에 대한 불신의 우려가 아직 남아있다"며 “미국 금리 인상, 코로나 지속 등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인수기업에 대한 과도한 인력 구조조정, 수익모델 위주의 과도한 수수료 인상 등 서민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고민해달라"고 요청했다.

정 원장은 “PEF는 경영참여목적의 투자만 가능했으나 지난해 10월부터 기관전용 사모펀드는 메자닌, 대출 등 다양한 운용전략을 채택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환경이 마련됐으므로 다양한 해외 투자대상을 발굴해 고수익 창출과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지원을 위해 노력하기 바란다”며 국내 기업들이 사모펀드와 공동으로 동남아 차량공유업체 그랩을 인수한 사례를 들었다.

이어 "금감원도 투자목적회사(SPC)의 공동투자 방법을 개선하는 등 사모펀드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사모펀드 업계 CEO들은 "사모펀드 업계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 확대가 주요 과제라는 점에 공감한다"며 "업계도 금감원의 감독·검사 방향에 공감하며 새로 마련된 운용환경을 적극 활용,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모색하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2004년말 출범한 국내 사모펀드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981개 펀드, 약정액 108조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사모펀드는 국내 주요 인수·합병(M&A) 상위 20건 중 17건에 참여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니슨캐피탈 김수민 대표, 한앤컴퍼니 김경구 부사장, IMM프라이빗에쿼티 김영호 대표, MBK파트너스 박태현 대표, H&Q코리아파트너스 임유철 대표, 스틱인베스트먼트 채진호 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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