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형철 동두천시 중앙동 주무관

▲변형철 동두천시 중앙동 주무관. 사진=동두천시
▲변형철 동두천시 중앙동 주무관. 사진=동두천시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걱정 말아요 그대’라는 글을 작성했다.

2016년과 2019년에 각각 필자의 시각에서 크고 작은 걱정 속에 놓여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글로 써나마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싶었다.

그 후 바쁜 생활 속에 빠르게 세월이 흘렀고, 며칠 전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이하였다.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올해를 뜻깊게 시작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문득 ‘걱정 말아요 그대!’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어야겠다고 다짐했다.

2016년 동두천시청 사회복지과에 근무하며 작성한 첫 번째 글은 지금의 걱정을 주변 동료와 공유하고, 걱정이란 그저 잠시 스쳐가는 소나기라고 정의 내렸다.

그리고 2019년 불현동행정복지센터에서 작성한 두 번째 글은 세상을 살아가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먼저 걱정 말라는 말을 해주는 사람이 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그렇게 두 차례 걱정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을 표현했던 기억을 뒤로하고 이제 마지막을 이야기하려 한다.

어쩌다 보니 3년 단위로 걱정 말아요 그대를 외치는 필자의 모습이 스스로도 신기하지만 표면적으로 나이를 먹고 인생이라는 경험을 쌓아도 걱정은 공기처럼 늘 우리와 공존하고 있음을 느낀다.

사람들은 저마다 가진 걱정을 덜어내기 위해 때론 종교에 의지하여 극복해나가고, 자신만의 해소 방법과 취미를 통해 심신의 안정을 얻는다.

필자 또한 급격하게 걱정이 많아질수록 일기를 쓰거나 독서를 하고, 이른 바 핫플레이스로 불리는 전국의 명소를 찾아 무작정 떠난다. 낯선 곳을 여행할 때 걱정과 스트레스의 감정이 정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예고 없이 찾아온 불안과 걱정 중 일부는 우리 안에서 완전하게 사라지지 않는다.

용기를 내어 어려움을 직접 부딪쳐서 해결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극복하려는 과정에서 오히려 더 큰 걱정까지 떠안게 되기도 하고, 그렇게 되면 스스로의 힘으로는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굴레에 빠지고 만다.

사회복지공무원으로 임용되어 복지 업무를 약 10년간 수행하며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과 공황장애, 과도한 걱정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을 경험하였다.

그중 대부분은 걱정과 어려움에서 벗어나려는 의지가 높았고, 정신건강 상담과 치료 차 의지할 수 있는 병원을 찾는 것도 알게 되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정신건강 관련 병원에 다니는 사람은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높았지만 이제는 그 선입견도 조금은 옅어진 듯하다. 물론 아직도 상담과 진단받기를 꺼려 하는 사람도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런 경우 가까운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이용하거나 그것조차도 어렵다면 자신이 가장 믿는 사람에게 걱정을 털어놓길 바란다.

어쩌면 매우 심각하게 느끼는 걱정을 입 밖으로 뱉어내는 순간 후련함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구보다 걱정이 많은 필자 자신이 다른 사람을 향해 걱정하지 말라는 글을 쓰는 것이 아이러니하지만 신체만큼 중요한 마음이 수시로 요동치지 않고 걱정의 파도가 줄어들어 평온하길 바란다.

걱정 말아요 그대! 기고문의 끝을 어떻게 정리할까 고민한 끝에 ‘공감과 멘토’라는 두 가지 단어의 키워드로 요약하였다. 공감이 상대방의 이야기를 편견 없이 들어주고 이해하려는 노력이라면 멘토는 걱정으로 힘든 사람을 격려하며 동행하는 것이다.

즉, 자신의 마음을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멘토를 만들고, 자신 또한 누군가의 멘토가 되어주면 좋겠다.

비록 필자는 과거에 부족한 멘토였지만 앞으로는 기쁜 마음으로 걱정을 이야기하는 사람과 함께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금 온갖 걱정으로 힘들지만 꿋꿋하게 잘 버티며 이겨내려 발버둥 치는 사람에게 한 마디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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