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반도체·석유화학부터 바이오헬스·이차전지 등 호조, 수출 20.6%↑
에너지 가격 상승에 수입 25.1% ↑…러-우 사태 등 무역 적자 위험요인

▲부산항 신선대·감만 부두 전경.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감만 부두 전경.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지난달 무역수지가 반도체·석유화학 등 전통적인 주력 품목부터 바이오헬스·이차전지 등 신유망품목까지 수출이 고르게 늘며 석달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국제정세 불안정으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고 물류난,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다시 적자로 돌아설 위험이 잠재하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월 수출은 지난해 동월 대비 20.6% 증가한 539억1000만달러, 수입은 25.1% 늘어난 530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8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11월(29억7000만달러) 이후 3개월 만에 흑자 전환했다.

지난달 수출은 역대 2월 중 처음으로 500억달러를 넘기며 최대치를 기록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도 26억9600만달러로 월간 사상 최고치였다. 수출은 16개월 연속 증가하는 동시에 1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달 수출 호조세는 품목과 지역별로 고루 나타났다. 15대 주요 품목 중 14개 품목이 늘었다. 특히 컴퓨터·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품목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1위 품목인 반도체는 지난해 동기 대비 24.0% 증가한 103억8000만달러어치가 수출돼 10개월 연속으로 100억달러를 넘겼다. 또한 역대 2월 중 처음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디스플레이(19억달러)는 고부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의 시장 확대 흐름이 이어지면서 39.2% 늘었다.

컴퓨터(15억달러)는 북미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수요가 전반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고성능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출하 효과가 더해지며 44.5% 늘었다. 무선통신기기(12억7000만달러)도 신규모델 출시 등 호조세에 힘입어 8.2% 확대됐다.

그 외 원자재 가공 품목도 수요 확대와 단가 상승의 영향으로 20% 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수출 호조세를 이끌었다.

석유화학은 수출액이 24.7% 증가한 47억9000만달러, 석유제품은 66.2% 늘어난 39억7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철강은 40.1% 증가한 33억1000만달러로 역대 2월 중 10년 만에 처음으로 30억달러를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했다.

이밖에 바이오헬스(15억8000만달러), 이차전지(6억9000만달러) 등 신산업 품목 수출도 역대 2월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반면 자동차부품은 1.1% 줄어든 17억8000만달러에 그쳤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해외 공장에서 생산이 줄어든 영향이다.

지역별로 수출을 보면 중국(16.0%)·미국(20.9%)·유럽연합(EU·8.6%)·아세안(38.4%) 등 4대 시장 수출이 일제히 증가해 역대 2월 중 1위를 기록했다.

수입액은 25.1% 증가한 530억7000만달러를 기록해 역대 2월 중 가장 많았다. 전체 수입액이 증가한 것은 에너지 가격 상승 여파로 에너지 수입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43억4000만달러 많은 125억달러를 기록했다. 전월과 비교해선 34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이는 에너지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계절적 요인과 조업일수 감소(-2일) 영향으로 수입 물량이 다소 줄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정세 불안정으로 에너지 가격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으로 수출 동력이 약화할 경우 무역수지가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2월 수출이 20% 이상의 증가율을 회복하는 등 수출 펀더멘털(기초여건)은 견조한 상황"이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세 등을 면밀히 살피면서 수출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대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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