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대출 위축에 서비스업 0.3%↓…소비, 1년반만에 최대폭 감소
홍남기, "우크라이나 사태 등 불확실성 확대, 경각심 요구돼"

▲자료=연합뉴스(통계청).
▲자료=연합뉴스(통계청).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1월 산업생산과 소비가 1년 10개월 만에 모두 줄었다. 당국은 전월 지표수준이 높았기에 상대적으로 조정받은 '기저효과' 영향으로 경기회복세가 꺽인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에너지가격 상승·글로벌 공급망 불안, 금리 인상 가능성,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5.8(2015년=100)로 전월보다 0.3%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7월(-0.8%)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1월에는 서비스업 생산이 0.3% 줄면서 전산업 생산도 감소했다. 주가가 장기간 박스권에 정체되면서 주식 등 금융상품 거래가 감소하고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대출 규제로 대출이 저조해진 금융·보험(-2.7%) 생산이 줄었고 전문·과학·기술(-2.5%) 생산도 감소했다.

다만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속에서도 대면 업종인 숙박·음식점업(2.0%)과 예술·스포츠·여가(5.4%) 등의 생산은 증가했다.

제조업을 비롯한 광공업 생산은 0.2% 늘었다. 제조업 생산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의 영향으로 반도체(6.1%), 자동차(3.2%) 등이 늘며 0.1% 증가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8.3%로 2013년 1월(79.0%)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건설업은 0.5% 증가했으나 공공행정은 3.2% 감소했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계절조정)는 1월 120.8(2015년=100)로 전월보다 1.9% 감소했다. 이는 2020년 7월(-5.6%) 이후 최대 감소 폭으로, 전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동시에 감소한 것은 2020년 3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수입차 판매 감소와 함께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 주요 업체의 설비 공사 등으로 내수 차량 생산이 조정을 받으면서 승용차 등 내구재(-6.0%) 판매가 큰 폭으로 줄어 소매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

평년 대비 높은 낮 기온이 이어지며 의복 등 준내구재(-3.4%) 판매도 감소했다.

소매판매가 직전 월에 2.2%나 늘었던 점이 기저효과로 작용한 부분 역시 상당한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설비투자는 2.5%, 건설기성은 0.5% 각각 증가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4로 0.6포인트 상승해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었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008년 2월(102.4) 이후 13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1로 0.1포인트 하락해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018년 6월부터 2019년 2월까지 9개월 연속 하락한 뒤 2년 11개월 만에 최장기간 하락을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월 주요 지표 수준이 상당히 높았기에 1월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 판매 수준이 나쁘지 않았는데도 상대적으로 조정을 받은 측면이 있다"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기 회복 흐름이 꺾인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1월 산업활동동향을 통해 오미크론 확산 등 리스크 요인에도 작년 연말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생산·투자 등을 중심으로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수출입 동향 등 지표를 제시하며 "2월에도 제조업·수출 중심으로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주요 서방국의 강도 높은 제재 현실화에 따른 실물경제·금융시장 파급효과, 에너지·원자재발 인플레이션 확산,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소비심리 하락,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각별한 경각심과 긴장감이 요구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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