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욱신 경제부 기자.
▲이욱신 경제부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제 20대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4~5일 치러진 사전투표율이 36.9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만 봐도 이번 대선에 대한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알 수 있다. 여야 유력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만큼 본선 투표율도 크게 오를 전망이다. 

이번 대선은 사상 유례없는 ‘비호감 대선’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정권 획득을 위해서 여야가 한치도 양보없는 혈전을 펼친 까닭에 유권자의 이목을 빨리 끌 수 있는 후보 사생활 이슈를 집중 제기하면서 정책경쟁은 뒤로 밀린 탓이다.

하지만 여야 유력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 맞닥뜨려야 할 우리 경제의 현실은 참으로 엄중하다. 초기 코로나19 확산에 무력·방관했던 이른바 ‘선진국’들에 비해 체계적인 방역을 통해 확진자·사망자 등이 적었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몇 년 째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겪은 고통이 너무나 크다. 다른 한편으로는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대규모로 풀린 유동성 자금으로 자산가격이 치솟으며 양극화의 심화, 상대적 박탈감의 고조 등 사회 문제도 적지 않다.

밖으로는 코로나19 경기 침체에서 회복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교란, 인플레이션 문제가 걱정거리로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가 치솟고 국제적인 대러시아 제재가 이어지면서 교역틀이 크게 뒤틀려 우리 경제 수출에 빨간불이 깜빡거리고 있다.

양당 후보는 이런 엄중한 시대현실을 인식하고 당선이 되자마자 경제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당선인 시절에 매일 아침 외환보유고를 보고받으며 가슴을 졸여야 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민생의 팍팍함은 그때 못지않으니 각별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먼저 현재 나와 있는 여야의 공약 중에 공통분모가 있는 것은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이긴 쪽은 자신의 뜻대로만 해선 안 될 것이다. 공약의 경·중, 장·단기 실현 가능성 등을 엄밀히 검증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것이다. 진 쪽은 자신들이 계획했던 대로 안 됐다고 여야 협의를 거부하면서 외려 민생에 해를 끼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남은 대선 기간 여야는 가급적 사생활 이슈 등으로 지리한 소모전을 펼치지 말고 건전한 정책경쟁으로 치열하게 싸우기를 기대한다. 선거가 끝난 뒤에는 결과에 승복하며 이긴 쪽은 화해의 손을 먼저 내밀고 진 쪽은 협력의 손으로 화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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